▲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첫 날부터 '오바마 레거시(legacy, 유산)' 리셋(reset)에 나선다. 트럼프와 그의 측근을 통해 나온 리셋 예고는 해킹을 통한 미 대선 개입에 따른 대 러시아 보복 조치는 물론 지난 8년 동안의 임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긴 규제와 행정명령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기자들과 잠시 만나 미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는 것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오바마 행정부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과 러시아의 미국 내 시설 2곳 폐쇄 조치를 겨냥한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해킹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 최고위직에서만 감독할 수 있다"고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는 입장은 정반대다. 그는 "해킹은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다른 누군가가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상황을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트럼프가 취임할 경우, 미국 행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트럼프의 오바마 레거시 '리셋'은 비단 러시아에 대한 입장만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1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년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방해한 오바마 정부의 많은 규제와 행정명령을 즉각 폐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파이서는 폐기 대상 행정명령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미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의 대선 공약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ㆍ외교정책, 에너지 규제책에 대한 변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19일을 남겨 놓고 '레거시 바리케이트'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7건의 메시지를 통해 금융위기 후 고용성장 등 경제회복, 오바마케어의 안착, 기후변화에 대비한 그린에너지 사용, 세계 평화 유지, 성소수자 평등 확보 등을 자신의 업적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일한 것이 내 인생의 영광이었다"라며 "일반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설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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