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삼성 지원강요' 시인..최순실은 부인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기하영 기자]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측이 "(삼성에 대한) 직권남용 강요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 변호인은 29일 오전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의 공판준비기일에서 영재센터 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 "인정한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강요에 의해 삼성 측에서 부당하게 후원금을 받은 혐의 등을 인정했다.장씨와 김 전 차관은 삼성그룹으로 하여금 최순실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 명목으로 16억2800만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장씨 변호인은 법정에서 "(삼성에 대한) 직권남용 강요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 변호인은 또한 영재센터 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차관 변호인도 "자신이 관여한 부분에 대해 사실인정을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또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고 국민께 속죄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특히 "대통령 의사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로 박근혜 대통령과 사태의 연관성을 직접적으로 시인했다. 반면 최씨 변호인은 "김 전 차관, 장씨와의 공모 혐의는 모두 부인한다"면서 "장씨 등과 공모해서 문체부의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최순실 재판'의 공판준비기일이 오늘(29일) 오전부터 잇따라 열리고 있다. 법원은 준비상황에 따라 이르면 내주부터 정식 공판을 열어 본격 심리에 돌입할 방침이다.이날 오후에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고 이어서 광고감독 차은택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대기업들로부터 강제모금하고 청와대의 주요 기밀문건을 유출받아 국정에 개입ㆍ농단하거나 여기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차씨 등은 최씨를 등에 업고 광고업체 지분 강탈을 시도하거나 문화계의 각종 이권과 관련한 전횡을 일삼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공판이나 심리에 앞서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입장이나 앞으로 다툴 쟁점, 증거관계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가급적 이 날로 준비절차를 종료하고 내주에 첫 공판기일을 잡아 증거조사와 변론 등 심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판부는 아울러 다음 달 둘째주 부터는 매주 2~4회 공판을 열어 집중심리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사건 관계인들의 출석 가능 여부나 법원 사정 등에 따라 세부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최순실 재판'의 신속한 심리를 위해 이 재판부에 다른 사건은 배당하지 않기로 했고, 이미 배당된 사건은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했다. '최순실 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와 중요도를 고려해 특정 재판부가 사건을 전담해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이날 오후에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도 모두 변호인들만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첫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한 최씨 또한 이날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는다. 최씨는 지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함과 동시에 변호인을 통해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증거 중 하나인 태블릿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증거능력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한 재판부의 입장이 이날 나올 지 주목된다. 검찰이 그간 포렌식 등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입증을 해둔 터라 최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날 진행되는 '최순실 재판' 일반인 방청권 응모에는 모두 92명이 참여했다. 법원은 재판이 열리는 417호 대법정 좌석 150석 가운데 80석을 일반 방청객 자리로 배정해 사전 추첨하고 있다. 추첨은 전날 진행됐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