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화법' 반기문, 탄핵정국 '민망'…정부와 거리두기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이달 말 퇴임을 앞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현 '탄핵정국'에 대해 또 다시 특유화법인 '우려'를 표했다. 지난 10년간의 총장 재임시절 주요 외신들로부터 민감한 이슈에 대해 '우려'만 표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퇴임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우려'를 잊지 않았다. 내년 1월 대선출마 선언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반 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우려'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국내 정국 상황에 대해서다. 그는 "촛불로 나타난 민심은 국민의 좌절과 분노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데 대해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심정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런 심정은 국민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추운 날씨에 수백만이 촛불을 들고나오지 않았겠냐"고 지적했다.특히 반 총장은 현 시국에 대해 "상당히 민망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우려'의 강도를 높였다. 또 "귀국하지만 상당히 참담한 심정으로 귀국한다. 자랑스럽게 돌아가서 국제사회에서 환영받고 찬사도 받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가슴이 무겁다"며 에둘러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귀국과 동시에 대선출마 공식 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높은 가운데 현 정부와 '거리두기'를 하는 게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리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반 총장의 '우려' 화법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과 비교돼 화제를 모았다. 한 외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67차례 우려를 표명해, 이틀에 한번꼴로 '우려했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로부터 "역대 사무총장들 가운데 가장 아둔하고 최악"이라는 평을 들었으며 "반 총장은 끔찍할 정도로 눌변이었고, 의전에 지나치게 집착했으며 임기응변에 약하고 깊이가 얕았다"는 혹평도 있었다.<center></center>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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