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쓰레기봉투 되돌려온 성숙한 시민의식

12월3일 촛불집회 참가 시민, 우편으로 쓰레기 봉투 되돌려 보내...빠른 청소로 교통재개에 힘써준 환경미화원 격려 편지와 함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집회 중 나누어주신 비닐봉지를 받았는데 주변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어 다시 돌려드리려 합니다'지난 3일 집회 후 익명의 시민이 보낸 우편봉투가 서울 중구 청소행정과에 8일 도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편지봉투 안에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남은 쓰레기봉투(71×113.5㎠)와 손으로 시민이 직접 쓴 편지가 담겨 있었다. 편지에는 거리가 깨끗해 쓰레기 봉투를 다시 되돌려 보낸다는 말과 함께 '빠른 청소로 교통통제 재개를 위해 노력하신 환경미화원과 구청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7차에 걸친 시민 촛불집회가 평화롭고 사고 없이 끝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큰 역할을 했다. 자리를 떠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정리하고 환경미화원들이 신속하게 쓰레기 수거해 청소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무엇보다도 늦은 밤 교통통제가 해제되기 전에 차량통행이나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구석구석 쓰레기를 치운 환경미화원들은 집회 마무리가 안전하게 끝날 수 있도록 도운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다.

7차 촛불집회 후 환경미화원들 기념 촬영

집회장소 대부분은 중구와 종로 일대다. 이 중 시청광장과 청계광장, 세종대로, 서울역광장, 을지로, 서소문로, 소공로 등은 중구에 속한다.주최 측 추산 약 150만명이 참여해 가장 큰 규모집회를 기록했던 11월26일에는 공공용 쓰레기봉투 900매가 소진되고 약 15톤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평소 주말 쓰레기 분량 1~2톤에 비하면 크게 늘은 양이다. 이 날 참여한 쓰레기수거 인력은 환경미화원 66명과 구청 청소행정과 직원 15명 등 총 81명이다. 노면진공흡입차 4대와 순찰차 3대, 압축운반차 7대도 동원됐다. 집회가 끝나면 청소작업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차량통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날 환경미화원들 근무시간도 오후 2시30분에서 오후 12시까지 연장돼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중구청 환경미화원 박광수(54)씨는 “대규모 집회가 끝나고 나면 최대한 빨리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청소작업을 마무리하여야 한다. 다행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정리와 수거에 협조해 주셔서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성숙한 시민의식은 쓰레기 발생량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모인 11월 5일에는 약 3톤, 100만 명이 모인 12일에는 약 72톤, 60만 명이 모인 19일에는 약 15톤, 150만 명이 모인 26일 약 15톤, 170만 명이 모인 12월 3일에는 약 16톤, 80만 명이 모인 12월 10일에는 약 5톤 등으로 집회가 진행될수록 규모 대비 쓰레기량이 감소하고 있다.최창식 구청장은 “연이은 집회에 대비해 주말마다 비상 청소대책근무를 서는 환경미화원들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신속하게 환경정비에 협조해 준 시민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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