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變心 앞 전열정비 野…촛불민심 향배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대열에서 회군(回軍),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가능성이 미궁 속으로 빠지면서 촛불민심이 여의도를 타격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야권 역시 '탄핵안 2일 발의-9일 표결' 일정에 합의하며 대열을 정비했지만, 다시 이견을 노출할 경우 성난 촛불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실패한 여야는 빗발치는 시민들의 항의로 곤욕을 치렀다. 집중대상은 탄핵대열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는 비박계, 비박의 불참을 이유로 탄핵안을 9일에 표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국민의당이었다.휴대전화 번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노출된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전화·문자메시지에 시달렸다. 비박(非朴)계의 대표격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역시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응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특히 탄핵안 발의를 직접적으로 거부한 국민의당의 분위기도 차가웠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에게 항의성 문자메시지가 쇄도하는 한편, 중앙당과 개별 의원실로도 항의전화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당 사무실의 경우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점거되기도 했다.추미애 대표의 '단독행보'로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따가운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 "추 대표의 돌발회동 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라며 "김무성의 변심에 민주당이 속절없이 당했다"고 꼬집었다.하지만 더 큰 문제는 비박계가 '4월퇴진·6월대선' 회군카드를 꺼내며 탄핵대오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는 데다, 야권 역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면서 촛불민심이 여의도를 타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당장 SNS 상에서는 토요일 촛불집회를 국회 등 여의도 인근이나 국민의당 등의 당사 앞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진보성향 인사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3일 이후 촛불집회 장소를 여의도로 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토요일 촛불 민심이 어느 쪽으로 휘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뀔 것"이라며 "(촛불의 방향은) 국회쪽으로 휠 것이다. 촛불의 의미를 각자가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같은 촛불역풍을 피하기 위해 정치권도 사력을 다하고 있다. 당장 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균열양상을 보였던 탄핵안 처리 일정을 2일 발의→8일 국회 본회의 보고→9일 국회 본회의 처리로 확정했다. 야권공조를 회복한 것이다.특히 야 3당은 박 대통령이 4월 퇴진을 받아들이더라도 탄핵은 지속 추진키로 했다. 자칫 탄핵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촛불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박 위원장도 이날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어떻게 됐든 국민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야권균열을 보인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다.한편 야3당은 기존 합의대로 3일 예정된 촛불집회에 참석키로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3일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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