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후 첫 기자회견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유화 정책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러시아가 잘못된 길을 걷는다면 맞설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우리가 이 세계를 보는 점에서 몇몇 중대한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리의 가치와 이해관계가 엮인 지역 문제들을 다루는 데 있어서 우리와 비슷하게 러시아와 건설적으로 협력하려는 접근법을 구사하기를 바라지만, 러시아가 우리의 가치와 국제규범을 어긴다면 맞설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그는 메르켈 총리와 더불어 미국과 유럽이 (서구민주주의) 가치에 기반을 둔 협력관계를 지속했다며 민주주의, 법치, 인간 존엄성 존중 등 3가지를 각별히 꼽았다.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유럽 회원국의 보다 많은 기여를 촉구하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집단안보 체제를 두고서는 거의 70년 동안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미국 외교정책의 초석이 됐다면서 "유럽의 안정과 안보에 미국은 근본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는 자유무역협정에 비판적인 트럼프 당선인 때문에 한층 더 타결이 어려워진 미국·유럽연합(EU) 간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에 대해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이미 협상이 많이 진척됐다"면서 "언젠가 다시 우리가 이 협정 문제에 다시 매달리게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민주주의의 발상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트럼프와 나는 분명 다르다"면서 "하지만 민주주의는 어느 누구보다 크다"며 한 개인이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망칠 수 없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바 있다. 뉴욕 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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