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서방 자유주의의 수호자로 꼽혀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 내걸고 있는 반(反)이민, 보호무역 강화, 미국 우선주의 모두 메르켈 총리가 지지하고 있는 통합과 화합의 가치에 배치되는 것이다. 러시아 제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위상, 시리아 난민 문제, 기후변화 등을 놓고 과거와 같은 미국의 긴밀한 협조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트럼프가 주장하고 있는 재정확장을 통한 경기부양은 메르켈 총리가 강조해온 긴축 및 재정균형과 대립각에 서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메르켈 총리FMF '독일의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언급해왔고 메르켈의 난민 수용 정책 역시 '미친짓'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언론들은 트럼프의 당선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에게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양국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자켓을 열어젖힌 트럼프의 가슴에 '나는 베를린 사람이 아니다("Ich bin kein Berliner")라고 적혀 있는 만평을 실어 이같은 상황을 풍자했다. 뉴욕타임스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프랑스 국민전선을 비롯한 유럽 극우정당들의 득세 등과 맞물려 메르켈의 리더십에도 의문이 일 것이라면서 11년째 총리로 집권하고 있는 메르켈이 외로운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켈은 그동안 EU의 가치를 내세워 유럽의 난민 수용 선봉에 서왔지만 유럽 안팎에서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정치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극우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집권당 내부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4선 도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르켈은 조만간 4연임에 도전할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연방 대연정을 주도하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은 내년 2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후보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부 장관을 후보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외교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외교 공백이 예상된다면서 이 역시 메르켈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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