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 이름 속에 담긴 한국의 고민…한미 FTA 재협상 우려, 수출기업 비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미국과의 협정(Treaty) 모두가 폐기될 수도 있다." '트럼프 후폭풍'이 한국 수출 전선에 깊은 먹구름을 안겼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등 미국을 둘러싼 기존 협정(조약)의 전면 무효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호무역주의 강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FTA는 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 킬러(살인자)"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이러한 인식이 정책에 반영되면 한미FTA 전면 재협상 요구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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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4년 차인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718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무관세 혜택을 받는 FTA 수혜품목 수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주요 수출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한미 FTA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뛰어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18.8%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미 FTA 전면 무효화 등 돌발변수가 터져 나오면 내년에는 시장점유율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NAFTA 재협상 변수도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수출기업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며 대책 회의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의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다각도로 정보 수집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둘러싼 구체적인 밑그림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한미FTA 전면 무효화 등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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