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을 읽다]'남극으로 가는 길은 멀다'

월동대원들 중간기착지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

▲임정한 대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남극 장보고기지에서 1년을 보낼 월동대원들이 인천공항에서 출발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br />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시아경제는 오는 18일까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현장 취재한다. 지난해 아라온 호에 탑승해 현장 취재한 [북극을 읽다]에 이어 [남극을 읽다]를 연재한다. 장보고 과학기지 연구원들의 활동과 남극의 변화무쌍한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한다. 남극은 인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기지가 들어서 남극에 대한 연구가 무르익고 있다. 기후변화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남극을 통해 아주 오래 전 지구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남극을 읽다]를 통해 남극의 현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편집자 주] <hr/>남극으로 가는 길을 멀었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5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1년을 보낼 월동 대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이제 1년 동안 남극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1년 동안 남극에서 시간을 보내는 월동 대원들은 중간에 남극에서 나오지 못합니다. 1년 동안 남극에서 연구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면서 견뎌야 합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황홀한 경치라도 한 달만 지나면 지루하기 마련입니다. 이 모든 것을 인내해야 하는 대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났습니다. 장기간 고립된 곳에서 생활하다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월동 대원들은 극지의 남극으로 떠나기에 앞서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별을 아쉬워했습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와 가족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월동 대원들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5일 오후 5시15분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월동 대원들은 각 파트별로 역할이 있습니다. 극지연구소 임정한 대장을 중심으로 기상파트는 기상청에서 파견 나온 송수환, 통신은 해병대 출신의 권도윤, 조리는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에서 일을 한 이진하, 의료는 길병원의 한경석 박사 등이 맡습니다. 이외에 극지연구소 김한우(생명과학), 정세현(우주과학), 김민욱(지구물리) 씨 등이 파트별로 영역을 담당합니다. 월동 대원은 아닌데 이번에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남극점까지 약 1000㎞에 대한 물류 시스템 연구를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권용장, 박재현 박사도 함께 장보고 과학기지로 들어갑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6일 오전 8시30분(이하 현지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뉴질랜드는 검역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입국과 까다로운 검역을 마친 대원들은 오클랜드에 말 그대로 발만 디딘 뒤 또 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남극의 빙하일까. 크라이스트처치 상공의 구름이 마치 남극의 빙하처럼 하얗다.

서울에서 오클랜드로, 오클랜드에서 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남쪽으로 남쪽으로 끝없는 비행이 이어졌습니다. 6일 오후 12시30분에 남극으로 가는 중간 지점인 크라이스트처치에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월동 대원들은 틀 동안 몸을 충전하면서 남극 비행을 준비합니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는 극지연구소 정현주 에이전트가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16년 전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온 정 에이전트는 남극으로 가는 우리 대원들의 일정을 체크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 에이전트는 "2009년부터 극지연구소 일을 시작했다"며 "9월부터 이듬해 4월말까지 장보고 과학기지로 향하는 우리 대원들의 건강과 안전 등 일정을 챙기는 일이 주요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비행기를 이용해 남극으로 들어갑니다. 11월 이후에는 우리나라 쇄빙선인 아라온 호가 크라이스트처치 리틀턴 항을 통해 남극으로 항해합니다. 비행기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속 비행기를 이용합니다. 승객용 비행기를 개조해 남극으로 가는 연구원과 필요한 화물을 함께 운송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이 이 비행기를 통해 남극에 도착합니다. 정 에이전트는 "크라이스트처치는 남위 45도에 위치해 있는데 남극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크라이스트처치가 남극 중간 기착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남극 연구가 크라이스트처치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인구 약 4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민들은 약 2500명 정도 됩니다. 꼬박 15시간을 쉴 새 없이 달려왔는데 아직 남극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월동 대원들은 이곳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안전 교육 등을 받은 뒤 8일 장보고 과학기지로 향합니다.

▲6일 오후 12시30분 남극 월동 대원들이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도착했다.

☆남극으로 가는 길은 멀다-인천공항에서 크라이스트처치까지=https://youtu.be/NhpOGMorjPQ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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