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순실 오후 구속영장 청구···안종범 피의자 소환 (종합)

崔-삼성 직거래 의혹 “수사중”, 崔·朴 국정·재계 쥐락펴락 노렸나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검찰이 2일 비선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재계를 상대로 한 그의 수금(收金) 행각을 거든 의혹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불러 조사한다. 국정농단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께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도주·증거인멸 등 우려로 최씨를 긴급체포한 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구치소로부터 최씨를 호송해 오전부터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9시35분께 호송차로 검찰청사에 도착한 최씨는 10시부터 조사석에 앉았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의혹부터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까지 최씨의 범죄 혐의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최씨는 현재 이경재·이진웅 두 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권을 행사 중이다. 검찰 출석에 앞서 “죽을 죄를 지었다”던 최씨는 정작 검찰 조사 과정 내내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로·물증으로 이미 드러난 사실관계는 일부 인정하되 형사처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읽힌다. 최씨는 200여 청와대 유출문건이 담긴 태블릿PC에 대해서도 소유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검찰은 신변잡기에 가까운 내용이 담긴 사용흔적 등에 비춰 최씨가 이를 실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의 체포시한은 이날 자정께까지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이르면 3일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같은 날 밤 늦게 구속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검찰은 재단 설립·운영 관련 불법성을 포착해 우선 횡령·배임 등 책임을 물어 최씨 신병을 확보한 뒤 관련 의혹 전반을 추가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 안종범 전 수석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설립 및 강제 기금모금 의혹에 깊숙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검찰 조사 전후 최순실씨 지시로 재단 사업 관련 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과 접촉하고 그 경과를 안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안 전 수석이 정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문자를 보내 ‘안전한 번호’ 등 이른바 차명전화를 이용한 증거인멸·회유에 나선 정황도 불거졌다.재단 설립 경위를 두고 재계의 자발적 출연을 주장했던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기존 주장을 거두고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이 ‘모든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측근에게 털어 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검찰은 최씨 등 국정농단 주인공들의 기획 아래 재단 사업에 자금을 대거나 접촉했던 롯데, SK그룹 관계자를 지난달 30일, 31일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최씨가 딸 정유라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를 통해 삼성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두 재단 출연기업들과 최씨 및 최씨 개인회사 자금흐름을 분석해 대가성 여부 등 불법성을 판단할 방침이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실현을 통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기업인들의 문화 체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부탁드린 바 있다”던 박 대통령이 국정문건도 공유했던 최씨와 함께 청와대 참모진 수발로 재계 금고를 털려 한 정황이 불거지면서 헌법상 불소추특권에도 불구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안 전 수석 자택, 30일까지 그의 청와대 사무실 등을 간접 압수수색해 확보한 그간 업무내역이 담긴 각종 문서와 이메일,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왔다. 공무원이 기금 모금에 관여하면 그 자체로 기부금품법 위반, 이와 관련 청탁이 뒤따랐거나 직위를 앞세웠다면 제3자뇌물, 직권남용 등이 문제된다. 검찰은 이미 증거인멸 정황이 제기된 안 전 수석을 조사해 검토결과에 따라 신병확보에 나서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의혹을 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석비서관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은 모두 출국금지됐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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