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00조 슈퍼예산, 당장 오늘 부별심사 날인데…'최순실게이트' 후폭풍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이 잡히면서 역대 최대인 400조원대 '슈퍼예산'이 표류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1일 이틀 일정으로 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예산 관련 질의는 거의 실종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예산안 처리 지연과 졸속 심사로 내년 초부터 제대로 돈이 풀리지 않을 경우, 새해 벽두부터 경제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식물국회'…질의 대부분 최씨 의혹 관련= 국회 예결특위는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상대로 201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질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전날 비선실세ㆍ국정농단 파문의 주인공인 최순실씨가 독일에서 귀국하면서 정국은 여전히 최씨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주 종합정책질의도 '최순실 청문회'로 불릴 만큼 대부분의 질의가 의혹 제기에 집중됐다. 거시경제 및 예산 관련 질의는 자취를 감췄다. 이번 주 부별 심사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최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정부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 쟁점은 문화창조벨트ㆍ해외원조ㆍ새마을운동 예산 등이다.이에 따라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에 배정된 예산 1278억원 중 500억원가량이 우선적으로 삭감 대상에 올랐다. 관련 벤처단지 구축ㆍ운영 증액 예산(164억원),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98억원) 예산 등이다. 또 미르재단이 관여한 해외원조 예산 143억원도 전액 삭감 대상이다. 외교부의 새마을운동 공적개발원조 예산 396억원에 대해서도 야당은 문제 삼고 있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 예산 현황(자료:나라살림연구소)

◆예산처리 법정기한 넘길 우려…처리지연.졸속심사 땐 새해부터 경제위기 불보듯= 예결특위는 11월2~3일 비경제부처 예산심사 이후 소위원회 활동을 거쳐 11월30일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후폭풍이 길어지면서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헌법상 예산안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야 한다. 만약 이 기한을 넘기면 국회선진화법 도입으로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 처리된 지 3년 만에 다시 구태를 반복하게 되는 셈이다.이 경우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악화된 일자리 문제와 경기 침체도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2.6%로 이 중 재정기여도가 3분의 1가량인 0.8%포인트를 차지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재정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한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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