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른 '최순실 촛불'…인사동까지 평화 행진 중

2만여명 청계광장 가득 메워...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 촉구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문제원 기자]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국민들의 분노가 무섭다. 2008년 광우병 사태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촛불 집회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려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29일 오후 6시께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최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가 열렸다. 2008녕 '광우병 사태' 당시 일어난 촛불집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이뤄지며 이곳 일대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만명(경찰 추산 60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노동, 시민단체 등의 인사들은 각각 '박근혜 퇴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의 하야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정현찬 백남기 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이승만 정권 때 4 19가 그랬고 전두환 정권때 5 18이 그랬고 노태우때 6 19가 그랬듯이 우리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들의 힘으로 그 독재들을 물려쳐 냈다"며 "이 불법, 살인, 불통 정권을 몰아내고 국민의 힘으로 제대로 된 나라 한번 만들어보자"고 강조했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날 청계광장은 통행이 어려울만큼 거리마다 사람들로 가득찼다. 이들은 촛불을 들고 평화집회로 진행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단상에서 사회자의 발언마다 "박근혜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집회에는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철도노조 김영훈 위원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노회찬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해 연설했다.노 의원은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씨와 미르 사무총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그 내용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공유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는 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이 시장은 "대통령은 무한 책임 져야할 권력을 최순실씨에게 던져주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잃었다. 즉각 형식적인 권력을 버리고 하야 아니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정의당,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단상에 오르지 않았다. 야당은 당차원에서 국정혼란을 이유로 집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정했다.최 위원장직무대행은 "전국 각지에서 대통령 하야하라는 목소리 울려퍼지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파탄낸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대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국민들은 선거때 표만 찍는는 호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최 위원장직무대행은 이어 "야당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투쟁을 외면하고 거리에 나오지 않겠다고 한다"며 "지금 야당이 해야 할 것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상심한 국민들 어루만지고 함께 분노에 앞장서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집회가 마무리 된 후에는 청계광장에서 광교, 종각, 종로2가, 인사동, 북인사마당으로 이어지는 행진이 진행됐다.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행진이 시작되면서 더욱 거세졌다. 워낙 많은 시민들이 모여 청계광장을 벗어나는데만 최소 30분 이상 걸릴 정도였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촛불과 피켓을 나눠들고 비교적 질서있게 행진에 동참했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번갈아가며 외쳤다.행진하는 시민들 사이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가사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사회자는 "추운 날씨에도 너무 많은 시민들이 모여줬다"며 "11월12일 대통령의 하야를 위해 끝까지 투쟁해 달라"고 강조했다.민중총궐기 투재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다음주부터 매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시국농성 촛불집회를 연다. 집회는 다음달 12일 예정된 2016 민중총궐기까지 이어지며 대통령 하야를 위한 세를 규합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집회 현장과 행진 구간 주변으로 60개 중대 경력 4800명을 배치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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