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 하나, 열 제품 안부럽다

짜왕·진짬뽕·비비고 왕교자 등 매출 효자 상품 넘어 시장 트렌드까지 바꿔

짜왕, 진짬뽕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소위 말하는 '대박 상품' 하나가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잘 만든 제품 하나가 매출 효자 상품을 넘어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시장 판도까지 바꾸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라면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프리미엄 짜장라면 '짜왕'으로 라면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했다. 농심은 지난해 4월 굵은 면발로 차별화한 고급 짜장라면 짜왕을 출시해 '여름=비빔라면' 공식을 뒤엎고 고착화됐던 라면시장 트렌드도 바꿔놨다. 부동의 1위인 농심이 '짜왕'으로 히트를 쳤지만 후속작인 '맛짬뽕'이 오뚜기의 '진짬뽕'의 돌풍에 밀렸다. 오뚜기는 진짬뽕의 돌풍으로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지며 업계 2위를 공고히 다졌으며 농심과의 격차도 상당부분 줄였다. 팔도는 프리미엄 짜장과 짬뽕라면에서는 밀렸지만 '팔도비빔면 1.2'로 올 상반기 업계 3위로 도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쟁사들이 프리미엄 비빔면을 잇달아 출시했지만 가격은 유지시킨 채 용량을 늘린 '팔도비빔면 1.2'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팔도는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8.8%에서 올 기준 11.5%로 끌어올렸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린데다 용량을 늘린 제품으로 호응이 컸다는 게 업계 평가다.
냉동만두시장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출시 30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봉, 누적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지형도를 바꾼 것이다.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만두 브랜드로 처음으로 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냉동만두 시장 부동의 1위 해태제과 고향만두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비비고 왕교자는 올 상반기 기준 누적 매출 64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목표 매출액인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자매제품이 기존 제품을 넘어 지형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도 있다. KT&G의 '에쎄'는 과거 4050세대를 타깃으로 했지만 지난 2013년 출시한 캡슐담배 '에쎄체인지'로 소비층이 반전됐다.캡슐담배 후발주자로 출발한 KT&G는 에쎄체인지가 2030세대에서 호응을 받으면서 판매량이 늘었고 올해 4월부터 9월 현재까지 편의점 판매량기준 전체 담배제품에서 1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박 상품' 하나가 회사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각 회사의 바램은 모두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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