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컨설팅사 프로몬터리 파이낸셜 인수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지난 2011년 2월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보기술 기업 IBM이 금융 컨설팅회사인 '프로몬터리 파이낸셜'을 인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사의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왓슨'을 금융분야에서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 통 큰 투자를 한 것이다. IBM은 왓슨과 프로몬터리 파이낸셜을 결합해 '왓슨 파이낸셜 서비스'라는 금융자문 부서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 부서는 AI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금융거래 관련 리스크와 금융규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도맡게 된다. 프로몬터리 파이낸셜은 전 미국 통화감독청장인 유진 루드윅이 지난 2001년 설립한 회사로, 전직 고위급 정부관료들을 여럿 고용해 규제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회사다. 회사 임직원은 600여명으로, 이들 중 대부분이 과거 자신이 감독했던 은행에게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적지 않은 은행들과 정부조직들이 이 회사를 자문으로 고용하고 있다. 왓슨은 향후 이들에게서 금융 규제와 관련된 이슈를 학습하게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규제는 물론 금융관련 리스크를 예측하고,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도 도맡는다. IBM은 인수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통 큰 지출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드웨어 사업 부문에서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IBM은 자문과 클라우드서비스 등을 새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5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지난 1분기 IBM의 순이익이 20억달러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투자규모다. 은행규제 자문업의 시장의 연간 규모는 약 2700억달러에 이른다. 새 캐시카우가 필요한 IBM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왓슨은 암을 진단하는 등 다양한 의료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상업성을 띤 대규모 사업에는 활용되고 있지 않다. IBM은 "금융자문은 왓슨의 능력을 활용하는 데 굉장히 적합한 일"이라며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금융규제와 준법감시 등에 대해 (인간보다) 빠르게 조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BM은 혁신을 통해 100년 이상 생존해 온 업체로 유명하다.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에 이어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PC)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을 지배했고, '빅 블루'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끄는 소프트웨어 시대에 뒤처지면서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소프트웨어ㆍ서비스ㆍ컨설팅 업체로 업종변경에 성공하며 다시금 회생했다. 현재 IBM의 주가는 연초 대비 14%나 올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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