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 편입과 대응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중국 위안화 굴기(堀起)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다음 달 1일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IMF가 공식으로 위안화를 달러, 유로, 엔, 파운드와 함께 세계 5대 준비통화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일종의 가상통화인 SDR은 IMF 회원국들이 필요시 미국 달러화, 유로화 등으로 인출할 수 있는 잠재적 청구권이다. SDR로 가격이 매겨진 상품이나 서비스는 찾기가 쉽지 않지만 아마도 이집트 수에즈운하 통행료가 대표적일 것이다. 따라서 위안화의 SDR 편입이 당장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 가치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각 나라 정부나 중앙은행이 외환을 보유하는 준비통화로 공식 인정하는 효과는 나타나기 마련이다. 사실 그동안 중국은 세계금융위기를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33개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동남아국가와 무역결제에 위안화 활용을 장려해 왔다. 또 우리나라, 일본, 싱가포르 등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했으며 지난해에는 위안화 환율 결정 시스템을 시장수급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변경하기도 했다. 위안화가 국제금융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미 달러화의 위상을 위협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고 미국이 무역과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화 중심의 현 국제통화체제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싶다. 미국은 세계 최대경제국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이 풍부한 금융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기축통화로서 무시하지 못할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지급결제의 40%이상, 세계 외환보유고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도 위안화에 대한 국제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은행의 민영화, 합리적 통화정책, 환율 유연성 확대 등 많은 선결과제가 남아있다고 본다. 따라서 위안화 국제화의 현실적 목표는 엔화와 파운드를 넘어서 달러화-유로화-위안화의 삼각체재로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위안화 SDR 편입에 따른 우리나라 외환?자본시장 및 실물경제에 대한 중장기적 영향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고, 양국 간 관광 등 서비스교역, 상호투자 교류 확대 감안할 때 대응은 선제적이고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된다. 첫째, 위안화의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각국의 국제거래와 준비통화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때 원/위안 환율이 상승한다면 한국 수출의 가격경쟁력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고급소비재 수출 등 중국의 성장정책 전환에 맞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셋째, 한국과 중국 간 경기 동조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 무역결제 비용 감소로 우리의 대중 수출이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거꾸로 중국의 실물경제 충격으로 국내 경기 변동의 진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 위안화 굴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정부당국은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우리 원화의 국제화 노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 우리 기업들은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환리스크 관리와 아직 중국과 무역에서 2% 수준에 불과한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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