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순 광주소방 항공대장 아름다운 퇴임

박창순 광주소방 항공대장(왼쪽)이 퇴임식에서 동료 소방관을 위해 1,000만원을 광주소방본부 녹수장학회에 기탁하고 있다.

"무사고로 지구 35바퀴~36년간 붙잡았던 구조헬기 조종간 내려놔""동료 소방관 위해 1천만원 기탁 등 나눔활동 지속""500회 인명구조·구급활동과 800회 산불진화 나서""5,5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 달성""동료·관계기관 공무원·시민 등 퇴임 축하 이야기꽃 피워"[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박창순 광주시소방안전본부 항공구조구급대장이 27일 김대중컨벤션동 델리하우스에서 공직 생활 동안 감사인사를 전하지 못했던 동료, 관계기관 공무원, 시민등을 초청해 아름다운 퇴임식을 가졌다.1981년 육군 조종사에 임용돼 1992년 소령으로 예편한 박 대장은 전남경찰청·광주소방본부 항공대를 거치며 5,5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했다.그가 비행한 거리는 지구를 35바퀴 돌 수 있는 141만4,285km에 달한다.그동안 총 500회 인명구조·구급활동과 800회 산불진화에 나섰다. 녹조 근정 훈장을 받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갖춘 그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박창순 광주소방항공대장이 퇴임식에서 가족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박창순 광주소방항공대장(왼쪽)이 퇴임식에서 녹조근정훈장을 전수받고 있다.

이날 박창순 광주시소방안전본부 항공구조구급대장(61)은 36년간 붙잡았던 구조헬기 조종간을 내려놓으면서 “더 많이 봉사할걸, 보람찬 일도 많았지만 막상 떠나려고 하니 아쉬움이 많다”고 전했다.박 대장은 "5년 전 장마철 무등산 중봉 근처에서 낙상한 등산객으로부터 구조 요청이 들어왔다”며 “정상에서부터 능선을 훑으며 내려온 구름이 헬기 동체를 덮치기 직전에 환자를 태우고 이륙했던 날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네 생명을 구했던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대장은 그동안의 소외를 말하면서 끝내 눈물을 훔치기도 해 퇴임식장은 한때 숙연해지기도 했다.또한 그는 "6년 전 순천에서 세쌍둥이를 임신한 여성이 갑자기 양수가 터져 광주 조선대병원으로 이송됐는데 긴급수술을 위해 다시 더 큰 의료기관으로 옮겨야 했다”며 “야간 비행 끝에 도착한 서울 병원에서 아이들 모두 무사히 태어났다”고 말했다.

박창순 광주소방항공대장이 퇴임식에서 그동안 소외를 밝히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구조 활동으로 맺어졌던 소중한 인연도 소개했다.박 대장은 “교통사고로 허리를 심하게 다친 부부를 서울까지 후송했는데 나중에 우연히 사적인 자리에서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며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연락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이 자리에서 동료 소방관을 위해 1,000만원을 광주소방본부 녹수장학회에 기탁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녹조근정훈장전수와 광주시장, 소방본부, 소방항공대, 조선대병원장, 광주전남사진기자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박창순 광주소방항공대장 퇴임식에 가족 친지 지인들이 참석해 아믈다운 퇴임을 축하했다.

또한 박 대장은 자신 소유 건물에 입주한 노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고 그들이 이사할 때까지 8년간 2,000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받지 않는 등 공직생활 동안 어려운 이웃도 꾸준히 도와왔다.그의 나눔 활동은 행정사와 공인중개사로 변신할 인생 2막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끝으로 박 대장은 “악천후와 싸워온 조종사 생활을 뒤로하고 이제는 사회단체에 들어가서 능력이 닿는 데까지 소외계층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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