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이 50년 넘게 고수해 온 '안전제일' 경영철학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진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장착된 귀뚜라미 보일러는 경주 지역 지진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제품 가동을 중단시켜 폭발, 화재 등의 2차 피해를 막았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규모 5.8의 강한 지진과 총 400여회의 여진이 발생한 경주를 비롯해 대구와 포항, 울산, 창원,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보일러 애프터서비스 접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주택과 아파트 등에 설치돼 있던 귀뚜라미 보일러가 지진을 감지하고 가동을 중단한 것인데 소비자들이 고장으로 생각하고 서비스 접수를 한 것이다.귀뚜라미 보일러는 20년 전부터 가정용 가스보일러에 지진감지기와 가스누출탐지기를 장착해 판매하고 있다. 지진감지기는 4~5도 지진이나 주변 공사로 인해 진동이 감지되면 즉시 보일러 가동을 중단시킨다. 가스누출탐지기는 소량의 가스누출에도 보일러 가동을 원천 차단한다.이러한 안전기술이 적용된 것은 '보일러는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는 최 명예회장의 평소 철학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성능과 안전 등 제대로 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켜오고 있다. 최 명예회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박사로 1962년 귀뚜라미그룹을 창업했다. 냉방, 난방, 기계기술, 전자, 자동화 기술부분에서 수백 개의 특허를 획득할 만큼 연구개발을 중요시하고 있다. 1980년대 도시가스가 공급되면서 대기업들이 유럽 주택의 입식 난방용으로 제작된 순간식 가스보일러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할 당시, 최 명예회장은 온돌난방을 기반으로 좌식생활에 맞는 한국형 온돌보일러인 저탕식 가스보일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대한민국 100대 기술과 주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귀뚜라미 보일러처럼 지진감지기와 가스누출탐지기 등 안전장치를 장착하게 되는 경우 원가가 상승해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가격이 조금 오를 수밖에 없다. 최저가 입찰로 이루어지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도 안전장치가 원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20년 전 이러한 안전장치를 개발해 보일러에 장착할 당시 회사 내에서는 실적 저하를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최 명예회장은 "원가 상승이 있더라도 성능과 안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일축했다. 이러한 그의 신념과 뚝심은 2년 전인 2014년 충남 태안 인근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안전기술이 입증된 바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주거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가스보일러의 안전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귀뚜라미 보일러는 창업주의 경영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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