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12년간 연 평균 12% 수익률의 첫번째 비결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 인터뷰

<b/>기업정보 납득 못할 곳최대주주 자주 바뀌는 곳다 빼고 확실한 곳만 투자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가 서울 여의도동 사무실에서 메자닌 펀드 투자 철학에 대해 "확실한 곳에만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다.<br />  <br />

[대담=아시아경제 전필수 증권부장, 정리=박선미 기자]"어떻게 12년간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올렸냐구요? 간단합니다. 저는 모르는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전 확실한 곳에만 투자합니다."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에게 메자닌 펀드의 놀랄 만한 수익률 비결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고객이 '왜 이 기업에 투자했냐'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이 나올 정도로 확실하게 아는 곳에만 투자를 한다.   그러나 리스크가 높은 금융투자업계에 확실한 게 있을까. 선 대표는 메자닌 펀드 투자만큼은 '확실하다'라는 말이 통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잘 아는 곳에만 투자하는 '확실한 투자'를 절대적인 투자원칙, 투자철학으로 삼으면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메자닌 펀드는 특성상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 1~2개만 채무불이행(디폴트)이어도 수익률이 꺾인다. 확실히 잘 아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은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본디 메자닌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이탈리아 건축용어다. 통상적으로 '중간'을 의미한다. 투자업계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형태의 금융상품을 통칭한다. 메자닌 펀드는 기업의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상환우선주 등에 투자한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기 때문에 리스크와 기대수익률 모두 채권과 주식의 중간 수준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메자닌 펀드 업계에서 선 대표의 이름값은 독보적이다. 그가 새로운 메자닌 펀드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완판' 기록을 이어가는 것만 봐도 그렇다. '시즌 Ⅳ'가 나올 때까지 시장은 그에게 열광했다.  에이원투자자문은 지난해 4월 투자자문업 등록 이후 지금까지 1년여 동안 총 3382억원의 수탁고를 확보했다. 8월 말 기준 전체 메자닌 펀드 설정액 9236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최근 에이원투자자문이 현대자산운용과 함께 출시한 사모형 메자닌 펀드 '현대메자닌사모펀드 시즌Ⅳ'가 2주 만에 871억원의 자금을 모집했을 정도로 메자닌 펀드 투자 수요가 많다"며 "수요가 많아지자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를 비롯해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들의 메자닌 펀드 설정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메자닌 펀드를 출시한 것도 선 대표다. 선 대표는 "2005년 KTB투자증권에서 일하면서 국내 투자업계에선 처음으로 메자닌 펀드를 출시했는데 당시만 해도 대부분이 펀드 출시를 반대했다"며 "신용등급도 없는 중소기업 CB, BW 등에 투자했다가 잘못되면 다른 펀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대가 대부분이었지만 고집스럽게 추진한 게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메자닌 펀드에서 디폴트 종목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업조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펀드 포트폴리오에 10~15개 종목을 담는데 '네거티브 초이스' 방식으로 투자하면 안 되는 기업을 하나 둘씩 지워가면서 최종 투자처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기업 정보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거나 조사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 기업 대표 또는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곳 등은 일순위로 투자 후보군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이다. 선 대표는 "2000년 벤처 투자 열풍이 불었을 때 벤처 투자를 하면서 기업을 심도 있게 조사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이후 프라이머리유동화증권(P-CBO) 부문을 담당하면서 부도채권 다루는 법에 익숙해졌다"며 "이런 경험들이 메자닌 펀드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정하는 데 모두 큰 재산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 대표는 최근 메자닌 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물론 메자닌 펀드가 활성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도 박수를 보낸다. 다만 자문사와 운용사가 잘못된 판단으로 부실 기업을 포트폴리오 안에 넣어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메자닌 펀드 전체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는 것이다. 선 대표는"메자닌 펀드의 생명은 투자처를 잘 골라야 하는 것인데 기업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포트폴리오 편입을 시도할 경우 디폴트가 날 수도 있고, 몇 개 안 되는 기업에 집중 투자를 하는 기형적 구조가 생길 수 있다"며 "수익률 편차가 큰 메자닌 펀드는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자닌 펀드 외에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분간 제일 잘할 수 있는 메자닌 펀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에 자금 모집을 완료한 메자닌 시즌 Ⅳ의 투자처 선정 작업이 마무리되고 펀드 설정액의 절반 정도가 소진되면 후속작 출시도 준비할 예정이다. 중장기적 계획으로는 에이원투자자문의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을 그리고 있다. 물론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더라도 메자닌을 기반으로 한 절대수익형 투자상품 제공을 추구할 방침이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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