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투자 엔터·IT·헬스케어株 뜬다

베이징대 출신 국내 유일 중국인 펀드매니저 한화자산운용 고정희

2008년 입사해 텐센트 등 장기종목 발굴 "성장주 중심으로 상승 여력 충분"[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선강퉁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 후강퉁보다 중국의 최신 산업 트렌드에 맞는 업종과 종목이 많아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입니다." 고정희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팀 펀드매니저(31)는 8일 아시아경제에 "시진핑 정부 이후 중국이 추구하는 소비주도의 성장이 잘 반영된 시장이 선강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유일의 중국인 펀드매니저여서 그의 말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연길 출신인 그는 베이징대학에서 정보관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해외 일자리를 찾던 중 중국 투자열풍이 거세게 일던 2008년 한화자산운용(옛 한화투자신탁)에 입사했다. 그리고 같은 회사 사람과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그는 중국 A주와 홍콩 H주의 분석, 이들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운용을 맡고 맹활약 중이다. 고 매니저는 일부의 편견과는 달리 중국 증시가 장기투자에 적합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한화자산운용에 입사해 장기투자 종목으로 발굴한 대표 종목이 텐센트다. 당시 텐센트 주가는 50홍콩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10홍콩달러까지 4배 넘게 치솟았다. 텐센트는 아직 고 매니저의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담겨있다. 고 매니저는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투자자 대부분이 굉장히 단기 시각을 갖고 중국에 투자하는데 사실 중국은 긴 시각으로 접근했을 때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라면서 "국가 주석도 보통 연임하면 10년 동안 집권하기 때문에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높고 제조업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봤을 때도 단기적 시장 흐름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올해 11월 중 시행이 예정된 선강퉁 역시 이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소비(가전, 자동차, 여행 등), IT, 헬스케어 등을 추천했다. 고 매니저는 지난 1분기 선전증시 투자비중을 늘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서 50%까지 높아졌다. 그만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 투자매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 매니저는 "중국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크게 하락했는데 이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 선강퉁엔 아직 매력도가 높은 종목이 많다"면서 "일각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다른 증시에 비해 높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적이 연 30% 이상 높게 향상되는 기업도 많아 성장주 중심으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중국 기업을 고를 때 다양한 분석 기법을 적용하지만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다.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을 비교했을 때 한국이 중국보다 앞서 있는 스마트폰과 통신 등의 트렌드를 조사한다. 한국의 모바일 통신이 3G(WCDMA)에서 4G(LTE)로 넘어가면 중국도 반드시 그 흐름을 거쳐갈 것으로 판단하고 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과 이에 따른 밸류체인 업체 등을 고르는 식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중국다운 기업이 가장 돈을 잘 번다"는 고 매니저는 13억5000만명의 인구 베이스를 기반으로 장사할 수 있는 기업을 최고로 꼽는다. 중국인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이 가능하며, 전국 유통망을 갖추고 있으면서 외국 기업이 들어와도 진입장벽이 높은 중국만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면 베팅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부정적 인식도 곧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후강퉁에 이은 선강퉁의 시행도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단계 중 하나이며 이후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등이 이뤄지고 기관투자가가 대거 유입되면 시장의 투명성이 더욱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고 매니저는 "우리도 중국 기업에 투자할 때 KPMG나 딜로이트 등 글로벌 회계법인이나 로컬 회계법인 중 상위 업체의 감사를 받는 기업을 주로 고른다"면서 "중국이 점차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기관이 많이 참여하는 시장으로 간다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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