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속 뒤집힌 버스에서 유치원생 21명 구한 ‘아재 영웅’11명에 감사장

부산 곰내터널서 유치원생 21명 구한 시민 영웅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부산 곰내터널에서 발생한 유치원 버스 전복 사고의 와중에 유치원생 21명을 구조한 '아저씨 영웅들' 11명이 감사장을 받았다. 8일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은 용감한 아저씨 11명과 사고 당시 아이들 곁을 지켰던 유치원 교사 정모(23·여)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앞서 2일 오전 11시께 부산 기장군 정관읍 곰내터널 안을 지나던 유치원 버스가 벽을 들이받고 오른쪽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뒤따르던 차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아저씨들은 저마다 망치와 골프채를 들고 차 유리를 깨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차가 넘어지는 바람에 출입문이 바닥에 깔렸고, 이들은 조심스레 버스 뒷유리를 깬 뒤 유치원생 21명과 교사, 운전사를 차례로 구조했다. 어두운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뒤따라오는 차량에 의한 2차 사고 우려가 있었지만 아저씨들은 개의치 않았다. 아저씨들은 아이들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한 뒤 갓길 가장자리에 대피시키고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이 모습이 차량용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히면서 화제를 모았다. 부산 경찰청이 수소문 끝에 찾은 시민 11명 중 8명은 부산 사람이었다. 3명은 전북 군산 등에서 일 때문에 부산에 왔다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이는 17살부터 63살까지 다양했고, 회사원과 건설업을 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사고 직후 자신의 차에서 꺼내온 망치로 버스 뒷유리를 깼던 김호신(63·건설업)씨는 "넘어진 버스의 유리를 발로 찼지만 깨지지 않아 망치를 가져왔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당시 사고 버스 안으로 들어갔던 시민은 회사원 신황수(50)씨였다. 신씨는 "아이들이 안전띠에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며 "아이들의 상태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구조에 나섰다"고 전했다.11명의 시민 영웅들은 "누구라도 사고 모습을 봤으면 우리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시민 영웅'이란 말은 부끄럽다"고 말했다.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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