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전 정무수석·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거론…노조 '靑, 금융사 자회사 취급하나' 비판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중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금융권 요직을 놓고 정치권 '낙하산' 경계령이 퍼지고 있다.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줬던 인사들에 대해 자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정권 차원의 필요와, 정권이 완전히 힘이 빠지기 전에 한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정치권 인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금융권 인사와 관련된 각종 설이 난무한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선주 IBK기업은행장(12월), 이광구 우리은행장(내년 3월 예정),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9월), 홍영만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 중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1월)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3월)도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아울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겸하고 있는 KB국민은행장 자리도 분리될 경우 정치권 낙하산이 우려되는 자리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이런저런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KB국민은행장에 유력하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현 전 수석은 전형적 정무라인을 밟아 온 정치권 인사로, 은행 경영진 경험이 전혀 없다. 특히 그는 지난 4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KB국민은행 감사로 내려보낸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신 전 비서관의 감사직 낙하산 착륙은 안팎의 비판으로 결국 무산됐다.성낙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장은 "국민은행에서 또 다시 관치 논란이 불거진다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 뻔하다"면서 "낙하산 행장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KB지주 관계자는 "회장-행장 분리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못 박았다.아울러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기업은행장 낙점설도 돌고 있다. 기은은 1961년 설립된 이래 낙하산 행장이 당연시돼 왔으나 조준희 전 행장과 현직인 권선주 행장 등 최근 두 차례 내부승진 케이스가 나오면서 3연속 내부출신 행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국면에서 관련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수장의 '업무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금융권의 낙하산 인사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김희락 전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신임 감사에,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에 각각 선임됐다. 금융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현기환 전 수석 등이 금융권 수장 자리에 거론되는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만약 이 같은 일이 실제 벌어진다면 금융사를 청와대 자회사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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