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경제학]허리휘는 '혼수백'…요즘엔 '출산선물백'으로도 인기

2~3달 웨이팅은 기본…재고 물량 없어서 못사

소공동 롯데면세점 샤넬 매장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직장인 김수한 씨는 출산을 두 달 가량 앞둔 아내 송수지 씨를 위해 샤넬백을 선물했다. 자연분만, 제왕절개, 모유수유 등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야 하는 일들로 인해 아내가 혹여나 출산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을까 염려해서다. 아이가 태어나면 씀씀이도 배가될 것 같아 미리 출산 선물을 주기로 계획했다. 장기불황이 수년째 계속돼도 명품 브랜드 샤넬은 불황을 모른다. 지난달 31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샤넬 매장 앞에는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고객들로 이뤄진 긴 줄이 형성됐다. 매장 안에는 이미 십여명의 고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특히 혼수철을 맞아 예단가방을 사러온 고객도 상당수였다. 이날 한 20대 여성고객은 시어머니 예단 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사원에게 가방을 추천받았다. 판매사원은 크게 3가지를 추천했다. 가장 기본적인 클래식, 금장 체인의 캐비어 가죽으로 둘러진 그랜드샤핑, 마지막으로는 이번 시즌 신상품이다. 추천 제품들의 가격대는 최소 500만원부터 시작됐다. 크기별, 소재별로 가격대는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스테디셀러인 클래식 제품은 현재 매장에 재고가 없어 2~3달 기다려야 구매가 가능하다. 이마저도 판매사원이 어림짐작한 기간이다. 제품이 입고되면 먼저 예약한 사람에게 구매기회가 선제공되기 때문에 구매 가능한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이러한 수요 덕분에 명품들은 불황을 모른다.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된 해외패션(명품) 매출 신장률은 2013년 7.8%에서 2014년 10%, 2015년 18.1%다. 올해 상반기에도 명품 매출은 17.2%로 두 자릿수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불황 속에서도 명품 브랜드는 해마다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어 불황이라는 단어를 무색케 한다"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국내 명품소비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성장폭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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