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네이마르가 온두라스와의 리우 올림픽 축구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슈퍼스타는 승부처에서 빛을 낸다. 네이마르 다 시우바(24)가 그랬다.브라질 남자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주장 네이마르는 1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4강전에서 골과 도움을 각각 두 개씩 기록해 팀의 6-0 승리에 기여했다. 브라질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올랐다. 네이마르는 경기 시작 14초 만에 골잡이 본능을 드러냈다. 온두라스 진영 벌칙지역 앞에서 상대 수비수 조니 팔라시오스(30)가 차내려던 공을 가로챈 뒤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곧바로 슈팅했다. 이 공이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즈(23)의 몸을 맞고 다시 네이마르의 정강이에 걸려 선제골이 됐다. 이 득점은 올림픽 축구 역대 최단시간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4일 여자 축구 조별리그 경기에서 캐나다의 제닌 베키(22)가 호주를 상대로 전반 19초 만에 넣은 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네이마르는 훨씬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슈팅을 팀에서 가장 많이(8개) 시도했고 그 중 유효슈팅(골대로 향한 슈팅)이 네 개였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도 전담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36분에는 벌칙지역 정면에서 침투패스를 해 가브리에우 제주스(19)의 추가골을 도왔고, 후반 6분에도 코너킥으로 마르키뉴스(22)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페널티킥 골을 넣었다.브라질 올림픽축구대표팀 주장 네이마르가 온두라스와의 4강전에서 상대 골키퍼 루이스 로페즈를 피해 선제골을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네이마르는 오름세다.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지난 14일 열린 콜롬비아와의 8강전(2-0 승)에서는 프리킥으로 한 골을 넣고 도움도 기록했다. 세 경기 무득점에 그쳐 자국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조별리그 때와는 경기력이 완전히 다르다.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그가 골키퍼와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지자 브라질 관중들은 걱정스러워했다.네이마르는 리우 올림픽에 23세 이상 선수인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팀의 주장까지 맡아 남다른 각오로 대회를 준비했다. 그는 리우로 가면서 "우리가 역사를 쓸 좋은 기회를 얻었다. 올림픽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 금메달을 딴다면 내 경력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공이 될 것"이라고 했다.브라질은 1952년 핀란드 헬싱키대회를 시작으로 올림픽 축구종목에 열두 차례 출전했으나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은메달 세 개(1984·1988·2012년)와 동메달 두 개(1996·2008년)만 땄다. 은메달 두 개(2004·2008년)를 획득한 여자축구를 더해도 마찬가지다. 남미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이자 자국에서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브라질이 꿈을 이룰 좋은 기회다. 오는 21일 오전 5시 30분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 상대는 독일. 4강에서 나이지리아를 2-0으로 제압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