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상반기 처방실적 118억원…'봤지, 토종파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보령제약의 고혈압약 '카나브'가 올해 상반기 국내 처방의약품 청구순위 50위를 기록했다. 국산신약 가운데 우리나라 50대 의약품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의약품 품목별 청구금액을 보면, 카나브는 올해 상반기 118억 원 어치가 처방돼 50위에 올랐다. LG생명과학이 개발한 국산신약 19호인 제미글로는 116억원 상당 처방돼 51위로 뒤를 이었다. 카나브는 2010년 9월 국산신약 15호로 허가받아 이듬해 3월 출시됐다. 고혈압을 억제하는 '안지오텐신'라는 물질을 억제하는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이다. 국산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이 개발한 항암제 '선플라주'가 처음 허가받은 이후 현재까지 27호까지 나왔다. 이들 신약 가운데 상업적으로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쟁약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지기 일쑤였다. 특히 고혈압약은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인구 고령화와 한 번 복용하면 지속적인 수요가 생기는 탓에 신약이 계속 등장한다. 올해 상반기 고혈압약 중에선 트윈스타(베링거인겔하임)가 가장 많이 처방됐다. 트윈스타는 ARB 계열에 칼슘 채널 차단제(CCB)의 복합제로, 트윈스타 40/5㎎은 260억원(8위), 트윈스타 80/5㎎(34위) 144억원 등 404억원 어치가 처방됐다. CCB계열의 노바스크(한국화이자, 251억원,11위)가 뒤를 이었다. 상반기 50대 의약품 가운데 국내 제약사 제품은 20개 달하지만, 국산신약은 카나브가 유일했다. 대웅제약의 위장약 알비스(229억원, 14위), 한미약품의 아모잘탄(229억원, 14위)과 아모디핀(124억원, 46위)은 모두 개량신약이다. 시네츄라(안국약품 진해거담제, 168억원, 28위), 스티렌(동아에스티 위염치료제, 143억원, 37위)은 천연물신약이다. 나머지 국산 제품은 복제약이었다. 특히 삼진제약의 '플래리스'는 255억원(9위) 어치가 처방돼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플래리스는 국내 제약사 한독이 제조ㆍ판매하지만,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가 개발한 항혈전제 '플라리스'의 복제약이다. 플라리스는 지난 상반기 314억원이 처방돼 청구실적 4위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처방된 의약품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길리어드)로 705억원 상당을 청구했다. 5년연속 청구액 1위 자리를 지킨 바라크루드(BMS)는 올해 특허가 만료되면서 460억원의 처방실적으로 밀려났다. 한국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419억원 처방으로 3위를 기록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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