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5주년 기념식서 '효율·혁신' 강조…상품·사업·시스템 일몰제 예고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1일 "'생소한 것에 당황하지 않고 익숙한 곳에서 타성에 젖지 않는다'는 생처교숙(生處敎熟)의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은행 업무에서 상품ㆍ사업ㆍ시스템의 일몰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권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쓸데없는 업무를 잘 버려야 조직에 힘이 생기고 스피드가 살아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지금까지 상품에 대해서만 일몰제를 적용해왔는데, 앞으로는 이를 본부별 사업과 시스템에도 도입하기로 했다.권 행장은 "지금 은행권에는 자산을 늘려도 이익이 비례해 늘지 않는 '이익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며 "앞으로 '효율과 혁신' 두 관점에서 기업은행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철저한 수익ㆍ비용 관리와 함께 보다 장기적 관점의 비용구조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며 "'마른수건 짜내기'식의 일방적 비용감축 대신,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상품ㆍ서비스 등 큰 비용이 들어가는 부문부터 사업 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혁신과 관련해서는 ▲비대면 채널 상품판매 40% ▲자회사 포함한 비이자 이익 비중 20% ▲해외 이익 비중 20% 등 세 부문에 대해 이른바 '40-20-20'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권 행장은 "올해 상반기 미대면 상품 판매비중이 전체의 20%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며 "생활 속 다양한 금융 수요가 비대면 특성을 살린 상품과 서비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의 생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핀테크의 첨단 기술과 자회사 역량을 더해 성장이 유망한 부문에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또 해외 사업과 관련해 "동남아 각국에 대표 지점을 개설하는 지역별 거점 확보는 마무리 단계"라며 "향후 동남아와 아세안에 집중해 지역은행을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오픈마켓 수출 서비스 확대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권 행장은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으로 금융권 전반에 닥친 위기를 언급하며 "건전성은 한 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다"며 "구조조정의 여파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기에 '돌다리를 열 번이라도 두드리는 자세'로 철저한 옥석가리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창립 55주년을 맞은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130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기술금융은 20조원을 차지했다. 외환점유비율은 10%대에 안착했고, 개인고객 수도 약 1400만명에 달한다.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근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이날 창립기념식은 권 행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기업은행에서 이례적으로 자행 출신인 권 행장은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은행권 최초의 여성행장인데다 안정적인 조직운용, 좋은 성과 등이 어우러져 연임 여부가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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