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가이드라인 제시 자승자박…논란 자초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개포주공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스)의 분양보증을 거부한 이후 여진이 끊이질 않고 있다. HUG의 진짜 속내는 고분양가 확산 차단이라는 점이 분명해보인다. 인근 분양가보다 10% 이상 비싸면 분양보증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가이드라인을 분명하게 못박은 점에서 이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하지만 초점을 잘못 맞췄거나 민감한 내용에 부적절한 표현을 추가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대표적인 것이 '고분양가 단지 보증료 할증'이라는 근거없는 얘기다. HUG는 분양승인을 거부하면서 "그간 고분양가 단지를 두고 보증료 할증 등 조건을 부가해 분양보증을 취급해왔다"고 밝혔다. 이 문구대로라면 분양가가 높으면 보증수수료 요율을 높게 매겨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분양가가 높은 곳이라고 해서 특별히 높은 비율을 적용한 적은 없다"는 것이 HUG의 설명이다. 분양보증에 따르는 보증료는 대지비와 건축비 등 두 가지에 특정 비율을 적용하는데 대지비에 대해서는 0.173%, 건축비는 신용등급과 사업성을 따져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HUG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으면 보증금액이 커지는 만큼 보증료가 늘어난 것이지 할증이 붙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사실과 다른 점을 적시한 것은 '분양보증 승인 거부'를 강조하기 위한 목적에서 무리한 표현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분양시장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주목하는 발표였는데 근거없는 얘기를 해 아연실색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분양보증의 본래 취지를 감안하면 디에이치아너힐스에 대해서는 승인을 거부하기 힘들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단지의 보증사고 위험성이 적다는 것은 HUG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HUG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고 수요가 충분해 고분양가를 책정해도 분양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분양보증을 거부할 명분이 없는데도 결국은 주변분양가보다 10% 이상 높게 책정된 점을 근거로 내세우며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을 한 것이다. HUG는 이로 인해 "고분양가 현상이 서울 전역으로 번진 뒤 가격하락의 요인이 있으면 대량 미입주ㆍ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분양승인을 불허했다"고 옹색하게 설명했다. HUG는 2007~2008년 강남과 서울의 아파트값이 1년 간격으로 꼭짓점을 찍었고, 미분양 물량이 서울 전역에서 5배가 늘어났다며 고분양가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HUG의 분양보증 승인은 단지별로 내주도록 돼 있으니 디에이치아너힐즈를 승인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거나, 보증리스크가 큰 다른 단지에 대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증승인을 철저히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포3단지의 사업자로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며 "분양보증 승인은 단지별로 국지적 영향력을 미치는 것인만큼 정책적인 수단으로 폭넓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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