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22일 오전 11시 우면산 자락을 끼고 있는 양재1동 네이처 1단지 스포츠센터 개관식. 주민 100여 명이 모여 마치 답답한 가슴이 뻥 뚤린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치켜세우며 감사패, 공로패를 전달했다. 주민들은 싱글벙글 연신 밝고 환한 모습이었다.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어김없이 잔치 날과 흡사했다. 이날 센터 오픈행사에는 조은희 서초구청장, 변창흠 SH공사 사장, 지역 구의원을 비롯 노인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주민들은 조은희 구청장 및 변창흠 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가 하면 입주민들은 신문봉 입주자 대표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2012년 말 SH공사가 외국인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지은 임대아파트로 178세대의 네이처 1단지.
네이처힐 스포스센터
당시 SH공사는 수영장, 실내 골프연습장, 헬스장, 요가, 댄스, 필라테스, 스쿼시 등 1924㎡ 규모의 주민 편의 시설을 만들었으나 3년간 전혀 사용되지 아니한 채 지금까지 방치하다 이날 오픈한 것.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시설이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관련 법규상 공동주택주민운동시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운영하려 했지만 전기, 수도료 등 운영비가 관리비에 포함돼 부담되는 것을 우려해 엄두를 못낸 것. 이 정도 규모를 운영하려면 최소한 5000여 세대 정도가 돼야만 가능하다는 게 입주민 대표의 얘기다. 이러다 보니 단지 외 주민들 이용을 통해 가동을 모색한 결과 7개월여 만에 결실을 얻게 됐다. 이날 오픈 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 1월 13일 조은희 구청장이 ‘소통의 장’ 행사에서 주민 대표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 듣고 전격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은 국토부에 ‘단지외 주민이용에 대한 유권해석 요청’공문을 보내도록 지시, ‘단지 내 주민동의를 구하고 영리목적으로 운영하지 말 것을 관리규약으로 정하면 단지외 주민도 공동이용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네이처힐 스포스센터
또 서울시로부터도 국토부 근거에 의거해 해당 자치단체장이 알아서 하라는 유권해석을 받아 이날 문을 열게 됐다.조 구청장에게 전한 감사패는 주민입장에서 적극 해결하려는 조 구청장의 노력에 대한 보답이다. 신문봉 입주자 대표회장은 “인근 단지 주민들 공동으로 이용하고 영리 목적을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 이후 초등 3,4학년생들은 의무적으로 12시간 수영교육을 받게 돼 있어 당장 9월부터 인근 우면초 학생들이 수영장을 찾을 것이며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하게 돼 너무 기쁜 마음”이라며 그간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건전하게 운영함은 물론 모든 수익금은 청소년 여름방학 무료 수영교실 운영 등 주민 건강증진에 모두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변창흠 사장도 “미로를 헤쳐 나온 것 같다.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니 주민들을 위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며 즉석에서 오늘 행사장소를 북카페 등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답해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이날 헬스장을 찾아 자전거 타기를 하던 주민 김명진(69) 할머니는 “평소 공원에서 걷는 운동을 하는가 하면 어쩌다 인근 헬스장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집 가까이 생겨 아무 때나 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왼쪽)이 관계자와 악수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또 5단지 거주 최경식(46)씨는 “근처에 이런 시설이 있는지 몰랐다.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료는 단지내 주민들은 50%, 일반 주민은 실비만 받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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