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 결국 소송전으로②] '패닉' 빠진 소비자·딜러·영업맨…'피해 커진다'

폭스바겐 매장.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정부의 폭스바겐 차량 인증취소와 판매정지 등의 결정에 반발해 사실상 행정소송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는 물론 딜러사와 현장 영업사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불거진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법무법인 광장에 자문을 받은데 이어 김앤장까지 대리인으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소음ㆍ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혐의로 환경부가 32개 차종에 대해 인증취소 등을 통보한 것과 관련 오는 25일 열리는 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행정소송으로 정부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강대강' 장기전에 돌입할 경우 소비자ㆍ딜러ㆍ영업맨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입 고객들은 서비스질 하락과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하락을, 구입을 고민 중인 소비자들은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코리아의 최대 딜러사 중 하나인 클라쎄오토가 중고차 사업까지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들의 불안감은 더 확산되고 있다.실제 영업점은 비상이 걸렸다. 판매직 사원은 물론 딜러사들은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뢰가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환경부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서류조작에 따른 인증취소 관련 공문을 전달한 이후 고객들의 전화문의는 눈에 띄게 늘었다.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홈페이지에 고객 안내문을 공지하면서 계약 취소나 구입 결정을 유보하려는 고객을 잡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 시장 철수설에 대한 진화에도 나섰다.

폭스바겐

지난 14일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딜러사에 발송한 레터에서 "딜러 파트너사와 고객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 말씀드린다"며 "지금 저희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지만 저희는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유지해나갈 것이며 미래 계획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러나 소비자들의 신뢰 하락은 판매량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디젤 게이트가 터진 후 900대로 떨어진 판매량은 프로모션으로 4000대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 상반기 폭스바겐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1% 줄었고 지난달만 따지면 1년 전에 비해 57.6%나 감소했다. 딜러사 관계자는 "본사의 행정소송은 영업활동의 연속성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감을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자동차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폭스바겐그룹 정도 되는 글로벌의 오만한 기업이 한국에서 퇴출당한다면 그것 또한 글로벌 이슈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지난해 폭스바겐 제타를 구입한 차주 A씨도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불거지면서 중고차 가격이 '똥값'이 됐다"며 "다시는 폭스바겐 차량을 살 일도 없지만 이 차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분통해했다.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차를 구매해 수년간 타고다니던 차주들의 입에서 "(폭스바겐 사태를 지켜보면서) 체면이 깎이고 부끄럽다. 분노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지금 처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우디폭스바겐측이 행정소송으로 대응할 경우 시장과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는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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