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최동현 기자] '뛰는 말에 올라 타서 흐름을 즐길까? 아니야, 지금 들어가면 상투를 잡는 것일수도 있어….' 1년 4개월만에 150만원을 터치한 삼성전자.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다.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후에도 이례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어 매수 시점을 놓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장중 15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날도 오전 9시3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만2000원(0.81%) 오른 150만1000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실적 발표 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경우는 이례적이다. 아시아경제가 삼성전자의 최근 10개 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 발표일을 기준으로 직전·후 10거래일 동안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평균 1.6% 하락했다. 2015년 3분기(2015년 10월29일)와 2014년 3분기(2014년 10월30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10거래일 동안만 주가가 올랐으며 나머지 8개분기는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반면 잠정실적 발표 직전 10거래일 동안의 주가는 평균 1.05% 상승했다. 2015년 1분기와 2분기 두차례만 잠정실적 발표일 직전 주가가 내렸고 나머지 8회는 모두 올랐다. 잠정실적 발표 직후 보인 패턴과 정확히 정반대의 결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 후에도 승승장구 중이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15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 동부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확인한 이후 목표주가를 180만원으로 제시했고 170만원 이상을 내다보고 있는 곳도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수두룩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등의 호조세로 하반기 실적도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조만간 삼성전자가 2013년 1월에 기록한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157만 6000원)를 넘어서 한 단계 '레벨 업' 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낳고 있다.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건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시나리오고, 이제는 하반기 실적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3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향후 성장동력인 V-낸드(NAN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대형주 중에서는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이익 창출력이 하반기에도 유지될 수 있으며 3D NAND, OLED 위주의 집중 전략이 하반기에 더 가열차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가가 아웃퍼폼(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클 것)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다만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치거나 경쟁사의 경쟁력 있는 신제품 출시가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경우 주가 상승에 제한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양호한 2분기 실적에 대한 주가 반영이 일단락 됐으며 2분기 이익 정점 가능성을 감안해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높아진 기대감에 올라탔다가 자칫하면 주가 '꼭지'에 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51만원을 제시한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익 정점 가능성을 감안할 때 지나친 낙관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2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치가 올라갈 수 있지만, 완제품 사업부의 경우 추가적인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고 향후 성장 동력이 될 V-NAND와 OLED가 IM의 이익 감소를 상쇄시키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 중인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추가 주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4월에 공시한 2조337억원 규모의 3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중 1조6900억원의 자사주매입은 이미 종료됐을 가능성이 큰 데 자사주 매입 종료 후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이와 함께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하락하고 환율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관련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환율이 요동칠 경우,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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