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신영자 구속에 상반된 태도 보이는 두 형제 신동빈 '침묵' VS 신동주 "창업가 일원으로서 사죄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오른쪽).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구속된 데 대해 오너 일가의 상반된 태도에 주목된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창업가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룹 투명성에 문제제기를 한 반면,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귀국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발표하고 있지 않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검찰 수사는 물론, 신 이사장의 구속 결정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을 방침이다.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시점에 건건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 회장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사 26층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며 내부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련의 사건마다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신 이사장의 경우도 사법처리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 전부회장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 이사장의 구속과 관련해)창업가의 일원으로서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신 이사장의 구속 결정을 '창업자 장녀 개인의 일'이 아닌 그룹의 일로 봐야한다고 주장하며 국내 롯데그룹에 책임을 물었다. 한국 롯데의 주요 사업과 경영진의 경영 투명성에 문제제기를 했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이용해 신 회장을 흠집 내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두 해째 진행 중인 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동생(신동빈)에게 패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을 포함한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판 뒤집기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신 이사장의 구속결정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말로는 그룹을 걱정하지만, 속내는 경영권을 갖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결정짓는 세 번째 표 대결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한편 신 이사장은 7일 배임수재,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네이처리퍼블릭 등 롯데 유통채널 입점업체들로부터 입점 컨설팅 및 매장 관리 위탁계약 외관을 빌어 30억원 상당의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장남 명의로 소유한 BNF통상을 통해 뒷돈을 받았으며, 세 딸은 등기임원으로 올려 급여 명목으로 40억원을 부당 지급(특경 횡령·배임)했다고 보고 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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