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하루에도 수차례는 들여다보는 SNS 어플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친구들이 여름 볕이 쨍한 낮부터 어스름 노을 지는 해걸음까지 여러 색깔의 하늘 사진을 올렸다. 찍어 놓은 장소는 제각각 달랐지만 사진 속에 하늘이 모두에게 오랜만에 보는 맑고 선명한 하늘임에는 분명했다. 그래서인지 사진 밑에 꼬리말처럼 달린 해시태그에는 ‘오랜만, 맑은, 파란’ 등이 공통 주제처럼 붙어 있었다. 나 역시 그날의 하늘이 너무 맑고 좋아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찍고, 집에 들어오는 골목에서도 찍어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매일 마주하는 하늘이고 늘 있던 자리의 하늘인데 그 하늘이 뭐 별거라고 이렇게 수선인가 싶지만 ‘맑아진, 선명해진’ 하늘에 모두들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봄철 황사 때문에 잠깐 뿌옇고 매캐했던 하늘은 봄이 지나고 한 여름에 들어섰는데도 좀처럼 맑아질 기미가 없다. 옷차림 때문이라도 일기예보는 챙겨 듣게 되지만 기온 못지않게 미세먼지 수치를 걱정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같은 파란색이더라도 계절마다 느껴지는 파란 하늘빛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것도 새 계절을 맞는 소소한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잘 닦지 않은 뿌연 안경을 쓰고 나간 것처럼 회색빛에 흐리멍텅한 하늘을 바라보게 됐다. 문득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하늘 색깔과 요즘 아이들이 기억하는 하늘의 색깔은 많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여름엔 며칠 전 보았던 쾌청했던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늘바라기 하며 콧구멍 크게 벌리고 숨 들이쉬고 고개 꺾어 하늘 올려다보는 일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날, 친구들에게 연락해 맛있는 햇양파 푸짐하게 튀겨 톡 쏘는 시원한 생맥주도 한 잔쯤 나눠 마시길 바라본다.
재료(2인분)
양파 1개, 마른 새우 2, 튀김가루 1컵, 튀김기름 적당량
만들기
▶ 요리 시간 25분
1. 양파는 굵게 채 썬다.
2. 마른 새우는 잡티를 골라낸다.
3. 튀김가루에 물을 3/4컵 정도 넣어 걸쭉하게 반죽한다.
4. 준비한 재료를 섞어 튀김옷에 넣어 납작하게 펴서 180℃의 튀김기름에 노릇노릇하게 튀긴다.
글=요리연구가 이정은,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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