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는 온오프라인 통합 10주년을 맞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국력 제고를 위해 뛰는 현장을 직접 찾아갑니다. 산업통상자원부, KOTRA, 무역보험공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중국 대(大)기획 시리즈 '우문현답, 다시 뛰는 산업역군'을 통해 드넓은 중국 대륙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산업역군의 치열한 삶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하고자 합니다.<편집자주>뉴아시아-우문현답, 다시 뛰는 산업역군<1>베이징현대 2공장베이징 북동쪽 순이구 35만평서 연산 30만대친환경 쏘나타 하이브리드 첫 현지 양산한 라인서 여러 차종 뽑아내는 혼류 생산 방식10월 4공장·내년 5공장 준공…생산량 165만대로 확대[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중국시장 문을 두드린 지난 2002년. 한국과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연간 100만대 안팎의 엇비슷한 규모였다. 그로부터 14년의 시간이 흐른 2016년. 한국의 자동차 내수시장은 200만대에도 못 미치는 반면 중국은 20배 가까이 성장한 2000만대를 웃돈다. '센다이수두(現代速度·중국에서 현대차의 빠른 성장세를 의미)'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급속 성장한 현대차가 올해 하반기 누적 판매 800만대 고지를 눈앞에 두고도 더욱 가속도를 붙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북경기차투자유한공사와 50대 50 합자로 탄생한 베이징현대는 첫 해 EF쏘나타 양산을 시작으로 중국시장에만 총 17개 차종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12개 모델 106만대 판매로 다소 주춤했지만 올 들어서는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와 엑센트(베르나) 등 주력 차종 신차 효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 공략으로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역군' 베이징 2공장…쏘나타 하이브리드 첫 양산= 서울시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베이징시 북동쪽에 위치한 순이(順義)구에는 베이징현대 공장 3개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과의 거리는 10여km에 불과하다. 1공장 설립 초창기 50만명에 불과하던 순이구 인구는 120만명으로 늘었고 현대차와 동반 진출한 185개 협력사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2만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 베이징현대의 3개 공장이 저마다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2공장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2공장은 기술연구소 5만평을 포함한 35만평 부지에서 연간 30만대를 생산한다. 이용탁 베이징현대 2공장장(이사)은 "전 세계가 불황에 허덕이던 2008년 2공장을 준공했는데, 당시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베이징현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특히 올해는 2공장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야심작이 탄생했다. 지난 7일 찾은 베이징 2공장에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양산 공정이 한창이었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이사는 "지난 4월 중순부터 내부적으로 양산에 돌입해 이달 13일부터 전국 주요 딜러망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며 "친환경차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상징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공장에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LF쏘나타, 올 뉴 투싼과 투싼 ix35, 링동(아반떼 AD 개조) 등 5개 모델을 생산한다.공장에 들어서자 콘베이어 벨트 위에 줄지어 움직이는 흰색의 투싼 신형과 구형 차량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공정은 외판 프레스→차체 조립→도장→의장→테스트 등으로 국내 공장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뽑아내는 혼류 생산이나 신구형 모델을 병행 생산하는 것은 이색적이었다. 이 이사는 "BTO(Build To Order) 방식으로, 주간 단위로 주문을 받는 즉시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 물량은 1.5일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 라인에 4~5개 차종을 투입해 편성 효율이나 생산성도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2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은 68대다. 이 이사는 이어 "한국에서는 신차가 나오면 구형 모델을 단종하는데 중국은 나라가 크고 지역별 경제 성장이 다르고 소득 차이가 커 가격대별로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가 있어 이를 충족하기 위해 병행 생산을 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가 판매하는 차량의 가격은 7만4000위안에서 29만위안으로 소형과 준중형급 기준으로 밴드가 넓은 편이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13일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밍투 1.6터보, 2016년형 랑동(아반떼 MD 개조) 등 총 3개 차종의 신 모델 공개 행사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북경현대 발전기획본부장 문성곤 상무, 생산부본부장 김봉인 전무, 기술중심센터장 손홍위(중방), 판매본부장 권혁동 전무, 생산본부장 랑지아웨이(중방), 총경리 이병호 부사장, 상임부총경리 류즈펑(중방), 구매본부장 정재욱 전무, 관리본부장 짜오리엔제(중방), 구매본부 부본부장 쉬아이민(중방), 기술중심센터 부본부장 편종권 이사, 판매부본부장 우주타오(중방).
◆新공장 발판으로 취약지도 잡는다= 베이징현대는 오는 10월 연산 30만대 규모의 허베이성 창저우 4공장 문을 열고 엑센트 후속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다. 내년 하반기에는 쓰촨성 충칭에서 5공장을 준공한다. 4,5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가세하면 베이징현대의 생산 능력은 연간 105만대에서 165만대로 껑충 뛴다. 이 이사는 "일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허베이성과 충칭을 중심으로 한 중남부 지역에도 현대차 브랜드를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후베이·윈난·광시·광동성 등에서 베이징현대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5%를 밑도는 수준이다.중국 전역에 딜러망도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980개인 딜러 수를 올해는 103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가운데 차량 판매는 물론 정비, 부품 판매, 애프터서비스(AS)까지 전 서비스를 아우르는 이른바 '4S점'은 850개에서 870개로 확대한다. 지난 13년 동안 베이징현대의 외형은 21배, 매출은 16.5배 성장했다. 2012년 EF쏘나타 한개 차종으로 5만2000대를 팔고 10억달러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에는 12개 모델 106만대를 팔고 16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조근희 2공장 공무부 차장은 "185개 협력사가 부품을 공급하는데 이중 105개사는 동반 진출한 한국계 기업"이라며 "납품 금액 비중으로는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베이징에서 100만대 차량을 만들면 한국에서 30만대를 만드는 경제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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