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말싸움에서 이기는 필승 10대 전략

말싸움이란 표현이 좀 거슬릴지도 모르겠다. 이를테면 논쟁이나 토론이나 회의라는 말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굳이 그런 우회적인 말들의 뼈를 드러내고 싶었다. 뼈를 감추는 것보다, 침 튀는 언쟁들의 이빨을 감추는 게 더 긴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린 늘 이견을 가질 수 있고 그것 때문에 대화 속에서 불화를 겪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화를 조정하거나 그 한 당사자인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뜻밖에 없다. 말싸움을 잘 하려면 몇 가지 노하우가 필요하다.
첫째, 상대의 말을 열심히 들어라. 논쟁에 핵심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당사자의 주장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말싸움의 전략을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이 말싸움이 의미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도 유익하다. 논쟁에 들어가면, 상대의 말이 그저 자신의 주장 사이에 끼어있는 방해꾼처럼 여겨진다면, 그건 잘못된 말싸움이다. 둘째, 자신의 말이나 태도가 일관성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라.다만 상대방을 제압하는 데 급급하여 말끝마다 전략을 바꾸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라. 말싸움이란 적의를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일종의 대화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대화가 격렬하다고 해서, 논리의 일관성을 잃어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셋째, 논쟁하고 있는 문제가 바뀌고 있는지 신경을 써야 한다.처음에 논쟁했던 문제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문제들로 전투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말싸움이 아니라, 그냥 싸움이다. 넷째, 자신이 말하는 속도를 체크하라. 말의 속도는 이 경우 표현 욕망의 증대가 아니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속사포를 배치하는 것인 경우가 많다. 말하는 속도를 줄이는 것은, 말싸움의 기선을 잡으면서 그 논지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말투가 느림을 유지하고 있으면, 상대방의 말이 빨라지는 것을 바라볼 수 있다. 속도를 들키는 것은 이미 지는 것이다.다섯째, 이 말싸움의 결론을 미리 생각하라. 그와 나는 얼굴을 붉히고 돌아설 가능성이 있으며, 말싸움 중에 섞인 실언들이 그를 상처나게 하고, 나 또한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걸 미리 떠올릴 수 있다면, 표현의 절제가 가능해진다.여섯째, 이견을 제압하는 건 불가능하며 무모하다는 걸 상기하라.일단 말싸움에 들어가면, 양쪽은 서로 논리를 보강하며 진지전 채비를 한다. 처음엔 사소한 이견이었다 하더라도 전투를 통해 생각의 차이는 공고해지고 그 차이들을 제압하려는 공방은 격렬해진다. 모든 말싸움이 허망한 것은, 이견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기 때문이다. 설령 이견을 완전히 제압했다 하더라도, 상대의 기분을 즐겁게 할 수는 없다. 이견과 동거할 생각을 하라. 이견을 제압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또한 내 주장의 은신처를 열어준다.일곱째, 이견의 관점에서 내 의견을 살펴보라. 무슨 얘기냐 하면, 나와 다른 생각들은 우리가 논쟁하고 있는 문제의 한 축이며 중요한 부위다. 나의 생각과 상대의 이견들이 합쳐지면 문제의 총체적 진상이 나온다. 어떤 사람에 대한 격렬한 호불호를 생각해보라. 미워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얘기들을 변증법적으로 통합해야 ‘그 사람’이 나온다. 여덟째, 자신이 쓰고 있는 말의 어휘들을 체크하라. 중언부언은 이미 논리를 잃고 흥분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말들이 의미없이 많아지면 일단 이야기를 중단하고 상대의 얘기를 듣는 쪽으로 기수를 돌려라. 그러면 뜻밖에 그의 허점을 찾아낼 수 있으며 결정적인 대목에서 일격을 가할 수도 있다. 아홉째, 말싸움은 음악과도 같은 것이다. 서곡이 있고, 상승하는 부분이 있다. 절정에 이르면서 급한 결미가 있다. 이 리듬을 생각하면서 싸움의 변곡점들을 즐겨라. 그것이 어느 지점에 와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해야할 말을 찾는 데 매우 유익할 수 있다. 열번째, 말싸움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말싸움이 나쁜 것이라는 생각은, 스스로가 임하는 싸움의 본질을 폄하하는 일이다. 말싸움은 삶에서 꼭 필요한 행위 양식이며, 어떤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말싸움이 나쁜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고 시작하면, 진짜 나쁜 말싸움을 하게 된다. 말싸움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놀이’이며 인류의 생각을 진전시켜온 철학적 툴임을 명심하라. 말싸움에 대한 자부야말로, 그것의 품질과 품격을 유지하게 하는 에너지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룸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