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혁신비상대책위원회와 원 구성 등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난제가 해결되면서 새누리당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당권 레이스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신공항 이슈와 함께 친박(친박근혜)의 당권 장악 전략이 맞물리면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 구성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면서 새누리당은 다시 계파투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대 뇌관인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와 관련 "다음 (비대위)회의 때 의견이 나오면 회의 내용으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9일 의원총회 비공개 발언에서 친박 함진규 의원은 "자꾸 계파 얘기를 하며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두들겨 패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자 비박(비박근혜) 하태경 의원은 함 의원에게 "동료 의원들에게 그런 막말을 하느냐"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두 의원 간 설전은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벌어질 계파 싸움의 예고편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친박은 당권장악을 위해 총선 패배 책임론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복당 논의를 막고, 전당대회에서 계파별 1대 1 구도를 만들 수 있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조직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친박의 조직적 움직임은 이미 국회의장단 선거에서 한차례 보였다. 이번 원 구성 협상의 중심에는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있었다. 8선의 서 의원은 당초 여권 내 강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꼽혔지만 전격적인 포기 선언으로 협상 타결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서 의원의 입장 변화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설이 분분하다. 가장 유력한 것은 서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포기하면서 최경환 의원의 당 대표 출마의 길을 터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친박의 교통정리는 9일 있었던 국회 부의장 선거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초 낙승이 예상됐던 친박 김정훈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여당 몫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비박 심재철 의원에게 석패했다. 김 의원의 패배는 이변으로 평가된다. 친박의 입장에서는 원내대표와 혁신비대위원장을 차지한 상황에서 국회부의장까지 욕심을 내면 당권 장악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당권을 넘어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주도권 다툼이 한몫하고 있다. 김 의원은 평소 공개적으로 "가덕도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또 13일로 예정된 상임위원장 결정을 앞두고 당내 갈등이 더욱 증폭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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