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로 외면 받던 中 바이주 매출, 다시 살아나

공무원 대신 기업인들이 고급 바이주 찾아…마오타이의 민간 소비 마케팅 주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척결 운동 이후 외면 받았던 고급 바이주(白酒) 마오타이(茅臺)는 지난해부터 반값 할인, 민간 소비에 사운을 걸었다(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척결 운동 이후 외면 받았던 고급 바이주(白酒) 판매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바이주는 중국 공직사회에서 한때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가격이 500㎖ 병당 1519위안(약 26만7000원)까지 치솟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부패척결 운동 이후 고위 공무원이 기업인들과 함께 바이주를 기울이는 것은 찍히기 딱 좋은 빌미가 됐다.중국 고급 술의 대명사로 '국주(國酒)'라고도 불리는 바이주 판매는 2007~2012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부패척결 운동으로 크게 타격 받았다. 공직자들의 소비와 호화 술자리가 급감하자 2014년 바이주 연간 매출 성장세는 3%로 곤두박질쳤다.그러다 지난해 바이주 매출이 7% 늘었다. 미국의 대형 금융 서비스 업체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주 3대 제조업체인 마오타이(茅臺)ㆍ우량예(五糧液)ㆍ양허(洋河)의 순이익이 지난해 하반기 껑충 뛰었다고 밝혔다.시티그룹은 매출 성장세에서 바이주가 맥주를 계속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의 바이주 선호도가 바뀌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 주석의 부패척결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바이주 판매가 다시 느는 것은 왜일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개인 소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최근 분석했다. 기업인들이 개인적으로 위스키 같은 외국산 주류보다 바이주를 더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비싼 프리미엄급 바이주 브랜드를 즐겨 마시는 쪽으로 성향이 바뀌고 있다.2012년 판매된 바이주 가운데 절반은 공무원들이 사들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공무원들이 사들인 바이주 비율은 1%도 안 됐다. 그러자 마오타이는 지난해부터 바이주 반값 할인, 민간 소비에 사운을 걸었다. 마오타이는 도시의 전문 직업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컨설팅 업체 밀워드브라운의 미국 뉴욕 주재 컨설턴트 도린 왕도 "마오타이가 여유 있는 중년의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바이주 매출의 반등이 계속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요즘 젊은 기업인들은 중장년층과 달리 모임에서 와인을 즐겨 마시기 때문이다.과거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상대방과 함께 바이주 같은 화주(火酒)를 입에 들이붓다시피 마셔야 일이 잘 풀렸다. 요즘도 중국의 중장년층 기업인들 사이에서 바이주를 고래처럼 마시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의례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술 문화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서서히 사라지리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결론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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