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구조조정 2막]대우조선, 방산 분리 매각 추진…해양판 KAI 출범?

.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특수선(방산)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해양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간 자율적 구조조정이 선제돼야 하지만,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확고하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대우조선해양이 20일 산업은행에 제출할 추가 자구안에 잠수함 전투함 등을 건조하는 방산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외 국내 다른 조선사에 흩어져 있는 방산 사업부문을 통폐합하는 '빅딜'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산부문은 안정적 매출과 함께 정부에서 일정한 수익성을 담보하는 분야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방산부문 통합법인이 만들어지면 내수부문에서만 안정적으로 연매출 2조원 정도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방산 부문을 떼어내는 댓가로 두둑한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고, 통합 방산업체도 업체간 과도한 경쟁 없이 정부의 발주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아울러 방산분야 통합이 일어나면 중복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과 설비 집중, 불용자산 매각 등의 구조조정이 자연스레 진행될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일하게 방산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중심으로 4사 설비와 인력을 집중시켜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현재 국내 조선업체 중 방위산업분야를 취급하는 곳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대형 전투함과 잠수함에 주력하고 한진중공업은 상륙함과 고속정 등이다. STX조선해양의 방산분야 업력은 4~5년 가량으로 짧은 편이다.방산 분야가 통폐합된다면 '해양판 KAI'가 출범하게 되는 셈이다. KAI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옛 대우중공업, 삼성항공산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의 항공부문을 통합해 탄생했다. 15년이 지난 현재 국내 유일한 완제기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2조9010억원, 영업이익 2857억원을 기록한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일각에선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업체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원만히 조정해야 할 뿐 아니라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군수함 건조 시설을 한곳에 모으기 어렵고,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커 개별 조선사 방산부문 통폐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방산사업 특성상 인수자에 대한 많은 제약이 따르겠지만,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적극 나설 경우 '해양판 KAI' 출범이 불가능하지 만은 않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범정부적인 차원의 검토와 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