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53개 로봇 vs 10개의 피아노 배틀…로봇 도발에 인간은 “음악 파괴”

피아니트스 로베르토 프로세다와 로봇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의 피아노 맞대결.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김재원 인턴기자]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 이어 이번엔 로봇과 인간의 피아노 연주 대결이 펼쳐졌다.지난 16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인간과 로봇의 피아노 연주 대결이 벌어졌다. 이탈리아 연주자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인간 대표로 나섰고, 상대는 53개의 손가락을 장착한 로봇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였다. 손가락 53개와 10개의 대결인 셈이었다. 로봇 테오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아주 초보적 단계의 로봇으로, 악보를 입력한 미디파일로 연주한다. 엔지니어인 마테오 수치는 이 로봇이 “여행가방 두 개에 들어가 이동성이 좋은 로봇”이라며 “53개의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일종의 미디(디지털 뮤직 파일) 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연주 대결은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등 같은 곡을 번갈아가며 연주하고, 서로가 그에 대한 품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연이 시작되자 로봇 테오는 “악보대로 연주해야 작곡가에 대한 예의다. 나는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프로세다를 도발했다. 그러나 테오의 연주가 진행되던 중 프로세다가 끼어들며 “음악을 파괴하는 연주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테오가 연주 중이던 쇼팽 녹턴 Op.9-2를 재차 연주했다. 이날 연주 대결은 프로세다의 실험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렸다. 프로세다는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 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번 대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 등 7개 국가에서 공연을 펼쳤다. 프로세다는 공연을 마친 후 “로봇의 연주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예측 가능해서 재미없다”면서 “예술은 인간만의 분야다. 완벽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인턴기자 iamjaewon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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