糖주의보…어린이음료 한 병에 각설탕 '4개'(종합)

당 함량 관리 취약한 아동식품키즈카페 등서 빠지지 않은 캐릭터 음료3~5세 아동 기준, 하루 섭취량의 36% 차지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아동을 겨냥한 식음료 제품 대부분이 '단 맛'을 좋아하는 아동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출시해, 아이들이 당 섭취에 더욱 쉽게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제품에는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그려넣어 타음료 대비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 음료 한 병에는 평균 각설탕 4개 분량의 당이 들어있어 주의가 필요하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동 타깃 음료수, 과자 등의 당 함량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A업체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케이크 14종 중 12개 제품은 '초콜릿' 케이크였다. 지름 24cm 초코케이크의 경우, 통상 케이크를 8조각으로 나눈다고 할 때 한 조각을 먹으면 열량은 600㎉, 당류는 20g 섭취하게 된다. 지름 21cm 밀크케이크 역시 한 조각에 당 17~20g 포함됐으며 딸키크림이 겹쳐진 15cm짜리 케이크에는 19g가 포함됐다. 그나마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케이크에는 이러한 영양표시 정보마저 미표기 돼있었다.키즈카페, 수련원, 과학관 등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설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음료수에도 당분은 빠지지 않았다. 이들 제품은 어린이용을 내세웠지만 당 함류 측면에서는 어린이를 고려하지 않았다.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시중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사 40개 제품의 당 함량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7g에 달했다. 각설탕이 개당 3g의 당이 포함됐다는 것을 상기하면, 어린이음료 한 병을 다 마실 경우 각설탕 4개 이상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하루 섭취권고량 35g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양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표=컨슈머리서치

특히 '단 음료의 대명사'인 콜라보다도 당 함량이 더 높은 제품도 있었다.100㎖당 당 함량을 따져보니 40개 가운데 8개 제품이 콜라(100㎖당 당 11g)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많았다.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월팜의 '자연원 키즈망고'로 100ml 1병에 당류 22g이 포함돼 있었다. 3g짜리 각설탕 7개에 달하는 양으로, 3~5세 기준 아동의 당류 권고량의 63%를 음료 한 병으로 채우는 셈이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내세운 '캐릭터음료'에도 당 함량은 높았다. 이들 제품들은 타음료보다 아이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은 편이라 이들 음료의 당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들이 쉽게 당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함께 주는 혜성음료 '변신자동차 또봇 사과맛'의 경우, 220ml 한 병에 21g이 포함돼 있다. 퓨어플러스 '터닝메카드 사과맛·밀크맛'이 20g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터닝메카드 딸기맛'이 19g으로 그 뒤를 이었다. 초코파이보다 당분이 더 많은 제품도 21개에 달했다. 금강B&F 헬로카봇 요거맛·콜드키위맛이 18g이었고 혜성음료 변신자동차 또봇 오렌지, 해태음료 썬키스트 키즈 사과·포도, 코카콜라 쿠우젤리 복숭아·포도, 매일유업 엔요 골드키위 등 6개 제품의 함량은 16g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설탕류 하루 섭취량을 일일 칼로리의 5% 이하로 줄일 것을 권했으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첨가당 섭취량이 하루 총열량의 10%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3세 미만의 하루 권장 칼로리는 1200㎉, 4~6세는 1600㎉다. 설탕 칼로리가 1g당 4㎉임을 상기하면 WHO 기준으로는 소아 및 유아들의 당분 권고량은 15~20g 수준이며 일일 권장 칼로리가 1800~2200㎉인 8~13세 초등학생들은 22.5~27.5g 사이다. 어지간한 키즈음료 한 병만으로도 일일 당 섭취량을 상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식약처 기준으로 해도 5세 아동이 하루 섭취해야 하는 당류는 35g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아동들의 당류 섭취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음료를 통한 당류 섭취량 비율은 2007년 14.6%에서 2010년 18.6%, 2013년 19.3%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한보건협회는 어린이 음료를 선택할 때 식품첨가물이 적은 것을 고르도록 당부하고 있다.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조사 결과 '몸에 좋은 무색소, 무첨가' 등을 강조하고 '홍삼, 유산균 등 영양이 풍부하다'고 광고한 음료들에도 천연당뿐 아니라 많은 양의 설탕이 첨가돼 아이들이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 등의 위험이 있었다"고 전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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