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 발목잡힌 구글…국내에 미칠 영향은?

EU, 안드로이드에 구글 앱 선탑재, 경쟁 OS 설치 제한 등 문제삼아네이버·다음 제소했으나, 공정위 2013년 무혐의 처분 내려전무가 "EU가 자국산업 지키기 위해 내린 결정…다른나라들 입장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EU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상황이어서 국내 사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20일(현지시각) 유럽연합은 지난 1년간 조사 결과 구글이 제조사들과의 계약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EU가 문제삼은 구글의 반독점 행위는 총 3가지로 요약된다. ▲안드로이드 폰에 구글 검색엔진 사전탑재 ▲폰 제조사들에게 구글 애플리케이션을 도드라지게 한 것 ▲제조사에 경쟁 OS 설치를 제한한 것 등이다. 유럽에서 구글의 검색엔진 점유율은 90%가 넘는다.마그레테 베스타거 EU 집행위원은 "구글이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와 관련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제한했고, 다른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막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공정위는 "혐의없음" 결론 =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이 지난 2011년 4월 구글을 제소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이 제한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당시 네이버와 다음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자사 검색엔진을 선탑재함으로써 국내 검색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이유를 들었다.공정위는 "구글이 선탑재 이후에도 국내 시장점유율이 10% 안팎에 머문 반면 네이버의 점유율은 계속 70%대에 머물렀다"며 "소비자가 네이버와 다음 앱을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재가 존재하고 경쟁이 제한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이후 국내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 점유율은 조금씩 늘고 있다. 다음과 검색 점유율 2위를 앞다투고 있다. 2012년 3월 기준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 72.7% ▲다음 11.4% ▲구글 14.8% 순이었다. 2015년 3월에는 ▲네이버 75.8% ▲구글 12.6% ▲다음 11.5% 로 구글이 다음을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 2월 기준 점유율은 ▲네이버 77.8% ▲다음 11.1% ▲구글 11.1%로 조사됐다.OS 점유율만 놓고보면 해외보다 국내가 더 높다. 인터넷진흥원의 '2015년도 상반기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가 84.11%, 애플의 iOS가 15.8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서유럽이 71%,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90%에 달했다.업계 관계자는 "과거 앱스토어에 대한 불공정 약관 조사 때도 거의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는 구글, 애플은 손도 못 대고 국내 기업들만 규제했다"며 "공정위가 번번이 해외 기업에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전문가들 "EU 결정, 국내 영향 미미"= 전문가들은 EU의 결정이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공정위가 구글의 국내 검색 점유율이 낮다는 이유 등을 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미국과의 관계를 감안해볼 때 EU처럼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 EU는 '디지털 싱글 마켓'을 10대 우선정책 중 하나로 꼽아 자국 온라인 시장 사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는 "EU의 이번 결정은 검색엔진, 앱, 마켓 등을 온라인 시장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자국 산업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다른나라들이 EU의 결정을 따라갈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이어 "삼성 등 제조사들이 EU내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독자앱을 늘리거나 자율성을 확대하는 부수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정동훈 특허법인 리앤목 변리사는 "이미 공정위가 무혐의 판결을 낸 상황이어서 뒤집을 가능성은 낮고, EU가 강하게 나왔다고 해도 국내에서는 당장 영향이 크지 않다"며 "다만 구글은 앞으로 유럽에서 경쟁사 앱 탑재와 관련해 더 신중해질 것으로 본다"이고 말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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