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중 계좌조회 이어 가장 많이 사용…대금결제 수단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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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계좌이체해주세요. 현금가 1만9000원에 드릴게요. 카드로 사면 2만1000원인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상가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0ㆍ남)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은 판을 손님에게 내밀었다. 손님은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과 보안카드를 꺼내 1-2분만에 김 씨의 계좌로 1만9000원을 이체했다. 스마트폰으로 입금을 확인한 김 씨는 손님이 산 옷을 건넸다. 김 씨는 "손님은 싸게 사서 좋고, 나는 현금을 받으니 둘 다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모바일뱅킹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계좌이체가 대금결제의 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20~30대는 '현금 없이도 현금 사용 효과를 낼 수 있는' 계좌이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카드결제 수수료가 절감되고 현금을 받아 세원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계좌이체를 하기 위해 은행에 가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모바일뱅킹을 사용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은행까지 가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입금내역도 바로 확인이 가능해 거래 절차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현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 서울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모씨(46ㆍ여)는 "현금결제하는 손님에게만 포인트를 적립해준다고 하면 현금을 갖고 오지 않은 손님들이 계좌이체하는 경우가 꽤 있다"며 "한달에 손님 5% 정도는 계좌이체로 돈을 내고 간다"고 설명했다. 계좌이체는 모바일뱅킹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금융서비스 중 계좌이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5.8%로 계좌조회(57.3%)에 이어 2위다. 영세업자들도 현금 결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계좌이체는 더욱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 류모씨(28ㆍ여)는 "마사지샵에 갔더니 20만원을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결제하면 이벤트 혜택까지 10만원을 추가 적립 해준다고 해서 바로 계좌이체를 했다"며 "멀리 갈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돈 보내면서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계좌이체를 통한 대금 결제도 현금거래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최근 인터넷이나 폰뱅킹, 무통장 입금을 통해 은행계좌로 대금을 입금 받는 것을 현금 거래로 보고 계좌이체 거래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할 대상이라고 결정 내린 바 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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