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주유소 봤나요?'

금천구 백산주유소, 친절서비스+이웃돕기 화제...2006년부터 전 직원 정직원으로 채용해 친절서비스 확립,매달 배식봉사, 저소득층 지원 등 봉사활동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그 곳에 가면 기름만 넣고 오는 게 아니라 좋은 기분까지 얻어가지고 와요”“직원들이 봉사단을 만들어 동네를 위해 좋은 일까지 한다니 얼마나 고마워요”금천구 시흥1동에 위치한 백산주유소는 동네에서 ‘친절 주유소’로 불린다. 고객은 주유하러 입구에 들어서고 나갈 때까지 총 4번의 인사를 받게 된다. 주유소에 들어올 때, 주문할 때, 계산할 때, 주유하고 나갈 때 직원들의 친절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이 뿐만 아니다. 백산주유소 직원들은 봉사단을 꾸려 장애인 등 저소득층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금천노인종합복지관과 지속적은 관계를 맺고 매달 배식봉사와 어르신 생신도 챙겨드리고 있다. 이 외도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등과 연계한 봉사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이처럼 백산주유소가 동네의 친절 주유소가 된 것은 문성필 대표의 경영철학이 크게 작용했다. 문 대표는 “처음 주유소를 열고 10년 쯤 지나자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잘 된다는 기업들을 찾아 벤치마킹하거나 성공한 기업가의 책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성필 백산주유소 대표

벤치마킹을 통해 소위 잘 나간다는 기업들은 모두 ‘친절’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문 대표도 직원들에게 친절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엔 직원들이 따라와 주지 않았다. 문 대표는 “직원들에게 단순히 친절하라고만 하면 따라와 주지 않는다. 모든 일은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설명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4번 인사하기’다. 또 제대로 친절을 실천할 수 있으려면 직원들 신분이 안정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산주유소 직원들은 2006년부터 모두 정직원 신분이다. 문 대표는 “주유소를 시작하고 나서 10년 동안은 어떻게 하면 남보다 돈을 더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성공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됐다”며 “직원들이 꿈을 꿀 수 있어야 회사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직원들을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했을 때 주위에서는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문대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문 대표에게 봉사활동은 단순히 남을 돕는다는 의미만 있지 않다. 직원들이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그들과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친절이 몸에 베일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현재 13명의 주유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근속연수는 평균 3년 이상이다. 한 주유원은 “처음 입사했을 때는 다른 주유소하고 달라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백산주유소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백산주유소는 봉사활동 외에도 동네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봄과 가을엔 어르신들께 직접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올해는 청소년수련관과 함께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또 사회적 약자인 한부모 가정과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마련과 더불어 장학금 지원도 꾸준히 하고 있다.지난 10년 간 문 대표와 직원들의 노력으로 백산주유소는 이제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러 오는 기업이 됐다. 또 문 대표는 다른 기업으로 강의도 나간다. 문 대표는 “10년 전 주유소의 변화를 추진했을 때 많은 기업들이 우리 주유소를 견학하는 꿈을 꾸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처음엔 성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거 같다. 앞으로 10년은 직원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백산주유소를 더욱 훌륭한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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