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파나마페이퍼 후폭풍, 각국 조사…'빙산의 일각'

'조세회피 산업 수십억달러…갑부, 정치인, 기업들 복잡하게 얽혀'

▲중남미 금융 허브 파나마시티의 모습(사진=블룸버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자료 '파나마 페이퍼'가 공개되면서 전 세계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친은 물론 6명의 현직 상원의원과 3명의 전 보수당 의원들이 연루된 영국에서는 국세청이 직접 나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측과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소 탈세와 조세회피를 철폐 운동에 앞장서온 캐머런 총리가 이번 일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캐머런 총리는 다음달 런던에서 반부패 관련 국제 회외를 주최할 계획이다.

▲시그문두르 군라우그손

시그문두르 군라우그손 총리가 조세회피 지역에 페이퍼 컴퍼니를 소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아이슬란드에서는 수천 명이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정권 붕괴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3개의 역외계좌를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조세회피를 하지 않았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치권에서는 의회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ㆍ오스트리아ㆍ스웨덴ㆍ네덜란드ㆍ스페인 등도 페이퍼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조세회피를 조사하는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EU 차원의 행동이 필요한지 여부를 언급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파나마 페이퍼는 글로벌 세금제도와 기업들의 투명성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의 피터 카 대변인도 "미국 금융시스템과 연계될 수 있는 모든 부패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법무부 차원에서 해당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들이 보고서에 언급된 중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보도 통제에 나섰다. BBC방송 등은 중국 검열 당국이 파나마 페이퍼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들과 뉴스들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조세회피 대상으로 언급된 인사들 중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문건을 폭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맹비난 하면서 "이름은 기자지만 언론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 국무부나 중앙정보국(CIA) 출신도 있다"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에 알려진 정보들은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조세회피 산업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수십억달러에 이르며 갑부와 정치권, 기업과 은행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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