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쇼핑 상여도 지급 못받아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주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원 롯데' 구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의 등기이사직에서 49년만에 내려오며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모양새다. 롯데제과는 25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본사 7층 대강당에서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를 실시하고, 오는 28일 임기가 만료되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지 않고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서 신 총괄회장은 1967년 설립되며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인 롯데제과의 등기이사직을 49년만에 내려놓게 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신동빈 회장과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이 등기이사로 재선임 됐고 황각규 사장과 민명기 롯데제과 건과영업본부장은 신규선임됐다. 황 사장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고 간단히 답하고 주총장으로 향해 눈길을 끌었다. 신 총괄회장은 그룹의 최대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서도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완전히 잃었다. 그는 매년 7억원 이상씩 지급받던 상여금을 지난해에는 전혀 받지 못했다. 상여는 리더십이나 회사에 대한 기여도 등을 고려해 주는 것인만큼 공식적으로 신 총괄회장이 사내에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임원보수총액 한도 내에서 내부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만 16억원 받았다. 같은 기간 등기이사 자리에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억원,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은 3억원,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은 2억1500만원을 상여로 지급받았다. 롯데쇼핑 측은 이들의 상여 산정 기준에 대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유통업계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준법경영, 윤리경영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한 점이 고려됐다"고 공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상여에 대해서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구분했다. 롯데쇼핑의 등기이사인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역시 상여는 받지 못했으며, 급여만 5억원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의 핵심 사안인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논란도 신동빈 회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는 지난 1월 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성년후견인 제도는 정신적 제약으로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신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법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3차례의 심리가 개최된 바 있으며,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다음달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해 건강상태를 감정받는다. 지난 23일 서울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면회 허용 범위를 배우자(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자녀4명(신영자·신동빈·신동주·신유미), 법률대리인으로 한정했다. 면회 허용 시간도 1주일 2번, 한 시간씩으로 제한됐다.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 등 본인의 법률대리인을 추가로 면회가능자에 포함시켜달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에 반대한 신영자 이사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신 이사장은 당초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에 서서 그의 입장을 옹호했지만 최근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는 데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첫 재판이 다음달 4일 열린다. 그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한국 롯데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당한 것이 부당하다며 금전적인 피해를 보상하라고 소를 제기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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