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레프트 핸드 로우', 스콧 '집게발', 미켈슨 '페인트 브러시' 등 그립 요지경
로리 매킬로이가 레프트 핸디드 로우 그립으로 퍼팅하는 장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레프트 핸드 로우(left-hand-low ), 집게발(claw ), 페인트 브러시(paint-brush)"최근 프로골프투어에 다양한 퍼팅 그립(grip)이 등장해 시선을 끌고 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보통은 '리버스 오버 래핑(reverse overlapping)'이다. 하지만 임팩트에서 왼쪽 손목이 꺾이면서 방향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약점이 있다. '넘버 2'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레프트 핸드 로우'를 시도한 이유다. 아담 스콧(호주)은 캐딜락챔피언십에서 2연승을 쓸어 담아 '집게발'을 뉴스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퍼팅이 고민인 아마추어골퍼라면 눈여겨 볼 대목이다.▲ 매킬로이 "그립만 바꿨을 뿐인데"= 3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에 '송곳 아이언 샷'까지. 공격력은 그야말로 세계 최고다. 하지만 '아킬레스 건'이 있다. 바로 퍼팅이다. 결정적인 순간, 그것도 1.5m 안팎의 짧은 퍼팅 실패로 제동이 걸린다. 지난 연말 시력교정수술을 받았지만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새다.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는 그린에서 어려움을 겪어 '컷 오프'의 수모까지 당했다.매킬로이는 그러자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랄 블루몬스터TPC(파72)에서 끝난 캐딜락챔피언십에서는 고육지책으로 '레프트 핸드 로우'를 선택했다. 1라운드 평균 1.87개의 퍼팅이 2라운드 1.42개, 3라운드 1.70개의 눈부신 퍼팅 능력으로 향상됐다는 게 놀랍다. 최종일 강풍에 시달리면서 1.89개로 고전했다는 점에서 아직은 '2%'가 부족하다.일단 돌파구는 마련한 모습이다. 이 대회 직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 퍼팅 수 119위(1.77개)에서 89위(1.76개)로 올라섰다 "루키시절 사용한 적이 있다"면서 "편안한 느낌"이라고 자신감을 곁들였다. 라이벌 조던 스피스(미국)가 '롤 모델'이라는 게 아이러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퍼팅 고수다. 스피스는 두꺼운 슈퍼스크로크 그립을 가미했다는 게 다르다.
필 미켈슨은 장거리에서는 일반 그립, 단거리에서는 페인트 브러시 그립으로 퍼팅한다.
▲ "레프트 핸디드 로우, 어떻게 잡아?"= 방법은 간단하다. '리버스 오버래핑'과 반대로 오른손으로 먼저 그립을 잡고 왼손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오른손을 덮는다. '크로스 핸디드(cross-handed)'라고도 표현한다. 무엇보다 왼쪽 손목의 꺾임을 자연스럽게 방지해 중, 단거리 퍼팅에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게 강점이다. 두 손바닥이 거의 마주 보는 형태라 셋업에서 어깨가 수평이 되고, 시야가 좋다는 매력을 더한다.거리감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왼손이 아래쪽에 위치하다보니 장거리에서는 왼쪽 어깨가 크게 움직이기가 불편하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많은 연습이 필요한 까닭이다. 장거리에서는 '리버스 오버래핑'으로, 단거리에서는 '레프트 핸디드 로우'를 혼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필 미켈슨(미국)은 실제 거리에 따라 일반 그립과 '페인트 브러시'를 혼용하는 '상황별 퍼팅 그립'으로 화제가 됐다. 아담 스콧(호주)의 '집게발'은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벌려서 그립을 받치는 이색 그립이다. 골프규칙 개정과 함께 올해부터 그립 끝을 가슴에 대는 '앵커링 금지'로 롱퍼터 대신 일반퍼터를 잡았지만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내 파란을 일으켰다. 미켈슨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애용하는 '페인트 브러시'는 마크 캘커베키아(미국)가 원조다. 붓을 쥐는 듯한 모양에서 이름이 붙었다.
아담 스콧이 오른손을 거꾸로 잡고 집게 모양의 그립으로 퍼팅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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