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총]삼성·현대차·포스코 이사회 진용 새로 짰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1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진용을 새로 짰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는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 외에 사외이사에게도 맡길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가 아니어도 이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정관이 바뀜에 따라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가운데 한 명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의장을 맡는다면 굳이 정관을 바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상 재선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신규선임),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이병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 5명이다. 박재완 전 장관이 차기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정관만 변경했을 뿐, 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재선임된 권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임기는 아직 2년이나 남은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을 1년만에 바꿀 경우 사업의 연속성 등 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우선은 정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변경해 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경우 상황에 따라 이사회 의장을 빠른 시일 내에 변경할 수도 있다. 이사회 의장의 남은 임기, 계열사 사업 상황 등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도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방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삼성 그룹 전체의 이사회 문화가 바뀌는 셈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잇따라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함에 따라 주주를 대신해 경영을 감독하는 이사회의 독립성 또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현대차는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재선임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재경본부장) 신규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등기이사에 재선임되면서 오는 18일 열리는 기아차, 24일 개최되는 현대엔지비와 잔여 임기가 남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까지 합쳐 총 6개 계열사에서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원희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 사장은 김충호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 받는다. 임기는 2019년 2월까지 3년이다. 현대차는 남성일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사외이사 재선임 건과 남성일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 건도 의결했다.포스코도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12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사내이사·사외이사 각각 1명씩을 신규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사장이 물러나고 최정우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이 신규 선임됐고,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사외이사에 재선임 됐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