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투자계획] 돈 풀어 불황 뚫기…재계의 '투자 정공법'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혜민 기자, 원다라 기자]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들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친환경차, OLED, 에너지 등 기존 주력업종의 과감한 설비투자와 신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방침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4월 총선을 앞두고 투자의지를 꺾는 포퓰리즘 공약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투자확대를 유도하는 정부와 국회의 정책ㆍ입법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삼성 반도체 전력공급 해결돼= 삼성전자는 내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평택 반도체단지에 15조6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간 전력 공급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충남 당진시와 경기도 안성시의 반대 등에 부딪혔기 때문이다.정부는 3단계 전략을 짜 난관을 돌파하기로 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열린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에서 "1단계로 3월 중에 154㎸ 송전선로의 착공에 들어가 올해 10월까지 완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말로 예정된 초기 공장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단계에서는 2018년 4월까지 154㎸ 송전선로 2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인근 오성복합발전소를 상시 운영해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단지 전력 공급을 위해 154㎸ 송전선로 총 8회선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2회선이 동시에 고장이 나도 전력공급에는 차질이 없다. 주 장관은 "3단계 중장기적으로는 추가 공장 건설 등에 대비해 북당진-고덕 간의 송전선로(500㎸) 구축도 해당 지역과 긴밀히 협의해서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친환경차 디스플레이 등 대규모 투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발표한 2018년까지 81조원의 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집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투자는 시설투자 34조4000억원과 연구개발투자 26조8000억원 등 61조2000억원에 이른다. 2018년까지 연평균 투자액은 20조원이 넘는다. 지난해는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부지매입으로 10조5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는 친환경자동차와 스마트자동차 등 미래차 관련 핵심기술을 집중 확보하기 위해 13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친환경전용 브랜드 아이오닉과 관련 "제주도 등지에서 큰 인기를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반응이 좋다"며 "올해 목표한 판매량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은 올 1월 출시된 현대차의 친환경차 전용 브랜드로 국내외 포함해 올해 3만대 판매를 목표한 바 있다. SK그룹은 올해에만 하이닉스반도체 설비투자로 5조4000억원, SK텔레콤 망 투자에 1조3000억원, SK브로드밴드 인프라투자에 6500억원을 투자한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6조 이상 될 것"이라면서 "어려울수록 투자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그룹은 OLED(LCD) 시설확장을 위해 2018년까지 10조원,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2020년까지 4조원 규모를 투입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예년 수준으로 투자 집행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3조~4조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OLED 위주로 구미와 파주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많이 도와줘 오·폐수, 전기 같은 인프라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어 계획했던 대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부진에 빠진 중후장대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3고로 개수와 용융아연도금강판 제조설비(CGL) 신설 등에 각각 4265억원과 2554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은 콘덴세이트 정제 및 MX제조 프로젝트와 공유수면 매립공사에 각각 1조2000억원과 1122억원을 투자한다. 대우조선해양도 1400억원대의 설비투자에 나서고 동국제강도 냉연컬러 광폭제품 생산라인에 25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와 효성은 신성장동력 산업인 태양광과 폴리프로필렌 등의 고부가제품 공장 신증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기업들 세제지원 등 건의= 전영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등 참석자들은 에너지 신산업시장 확대 지원, 차세대 기술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R&D) 세액 공제 확대 지원 등을 요청했다. 기업들은 대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이 10%에서 3%로 축소된 데 대해 투자위축을 우려했다. 신산업 분야의 연구개발투자도 원칙적으로 모두 신성장동력 투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성장동력 투자로 인정받으면 일반 R&D투자의 세액공제율(2~3%)보다 17~18%포인트 높은 공제 혜택을 받는다. 태양광 연계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대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해외 항공기 엔진개발 사업 참여를 위해 장기저리금융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주 장관은 "주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범정부 전담 지원반을 구성해 도로ㆍ용수ㆍ전력 공급 등 미시적인 사항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면서 "기업의 건의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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