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취임 50여일을 맞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살리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지난달 21조원 규모의 경기보완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 달 중에 수출확대 대책과 일자리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 등 전반적으로 활기를 급격히 잃어가는 상황인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보다 강력한 재정확대 카드와 환율 관리 등 전폭적인 수출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유 부총리는 지난 3일 오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들어 어려운 대외 경제 여건이 국내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경제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기초로 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새로 (정책을) 발굴한다면 광범위하게 실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추경 편성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면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는 지난달 1분기 재정·정책금융 집행규모를 추가로 늘리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재인하 등 경기보완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경기회복과 투자·일자리 창출 대책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유 부총리는 "3월 중 유망소비재 수출 확대 종합대책 마련하겠다"면서 "민간 투자 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혁도 가속하고, 네거티브 규제 개혁과 민간의 신산업 조기 진출대책, 규제 프리존도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산이나 세제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감안하겠다"며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과 여성을 위한 일자리 대책을 3월 중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오는 5월에는 규제프리존 산업별 규제특례 및 지원방안, 특구제도 정비 및 낙후지역 투자여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6월에는 소상공인 지원 3개년 계획, 택시앱·배달앱 등 O2O(online to offline) 산업 진흥계획을 발표한다.이처럼 무리한 재정지출보다는 규제개혁을 통한 투자 유도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것을 통해 '유일호 경제팀'의 정책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재정준칙 강화 등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어서 경제상황이 급속하게 악화되지 않는 이상 무리한 재정확대 정책을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면 긍정적 신호도 나타났다"며 "1월 소매판매는 자동차를 제외하면 증가세이고,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으로 민간소비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출도 총액은 감소지만 물량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경제주체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 경제수장의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수출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일호 경제팀'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추경을 비롯한 각종 재정확대 정책을 동원하고, 통화당국이 연이어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에 그쳤다. 올해 경제여건이 더욱 어려운 만큼 유 부총리가 더 강력한 리더십으로 구조개혁과 함께 경제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일자리 창출 등 재정투입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크고 중장기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경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수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바스켓 등 새로운 환율제도를 도입해서라도 원화가 경쟁국에 비해 과도하게 고평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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