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마크는 가슴이 아니라 여자 엉덩이다

빈섬의 '이러쿵저러쿵'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는 무엇을 형상화한 것일까. 하트마크(HEART MARK)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어떤 학자들은 그 모양이 원래 가슴이 아니라, 엉덩이 모양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직립하기 이전의 기억과 결부된 형상이라는 것이다.

아돌프 월리엄 부궤로 (Adolphe William Bouguereau)의 '큐피트와 프쉬케'.

많은 네발 짐승처럼 인간도 기어다니던 시절, 여자의 뒤에서 남자가 사랑하는 체위의 섹스를 했다고 한다. 그무렵 뒤따라는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높이 세워올린 여자의 엉덩이가 바로 저 ♡ 모양이었다는 얘기다. 그런 해석에 동의한다면, 우리가 사랑에 대해 떨었던 온갖 고상함들이 머쓱해진다. ♡가 사랑을 의미하게 된 것은, 엉덩이를 바라보던 눈길이 불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발로 걷던 남자인간은 네발로 걷던 여자인간의 엉덩이를 바라보면, 다른 짐승들이 그런 것처럼 한눈에 성기를 바라볼 수 있었다. 엉덩이를 바라본 것은 바로 중심에 있는 성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인간이 두발로 서게되면서 엉덩이의 각도를 바꿔버렸고 여자의 성기는 남자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인간이 사랑의 중요한 형식으로 '내숭'이라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은, 여성의 성기가 다리 사이로 은폐되고난 이후의 일로 짐작된다.꽃들처럼, 그리고 짐승들처럼, 인간이 소박하고 단순한 사랑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저 감춤이 낳은 감정과 행위의 복잡성 때문이 아닐까. 비록 성기를 볼 수는 없지만 엉덩이를 보는 일은, 여전히 성적 충동을 도발하는 강력한 불쏘시개다. 하트마크는 엉덩이의 추억에 연결된 원시감정이라 할 수 있다.그것이 심장의 모양을 닮았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점이 있으나, 여성의 젖가슴을 닮았다는 것은 아주 틀린 건 아니라고 한다. 인간은 직립 이후 젖가슴과 입술을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발달시켜왔다. 여성의 젖가슴은 엉덩이의 윤곽을 닮았다. 두발로 선 인간은, 엉덩이의 유혹이 취약해진 대신, 그것과 유사한 상징물을 하나 더 강화해서, 성적 기호로 개발해왔다고 한다. 젖가슴의 형태를 이룬 것들 속에서, 실제로 '모유'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구성체는 그리 큰 사이즈일 필요가 없다고 한다. C컵이니 D컵이니 하며 수근거리는 것은, 저 엉덩이의 기억 때문이다. 여성의 두 젖가슴 사이에 대한 남성의 집착도, 성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원시기억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여성의 입술 또한 저 숨어버린 성기를 보완하는 유혹장치가 되었다. 음순(陰脣)과 구순(口脣)은 둘 다 '입술'로 이해된다. 여성의 붉은 입술은, 흥분했을 때의 음순의 빛깔과 같다는 야한 속설은 거기서 나왔다. 도톰한 입술 또한 그렇다. 성적인 자극에 대해 그 두 기관은 동시에 유사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입술의 매력은 바로 사라진 성기의 근황을 전달하는 메신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큐핏의 화살은, 원시 성욕의 신화를 이미지화하고 있다. 큐핏은 바로 성욕, 혹은 성적 충동 그 자체다. 화살은 남성의 성기이며, 하트마크는 여성의 엉덩이이며, 화살이 지나간 그 중심 자리는 바로 여성의 성기가 원래 있던 부분이다. 큐핏은 추상적인 사랑을 표현한 은근짜가 아니라, 노골적이고 다급한 욕망의 직설이다. 사랑의 감미로운 필이 꽂힌 게 아니라, 섹스의 직격탄을 의미하는 짐승같은 사랑의 옛노래다.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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