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다] 봄을 기다리며 마시는 매화꽃차

스마트폰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 상대의 나이를 대략 짐작할 수가 있단다. 20대는 셀카로 자신의 사진을 찍어 올리고 30대는 아이들 사진을 올리며 40대 이상이 되면서 예쁜 꽃을 찍어 올린다고 한다. 20대는 꽃처럼 화려한 나이니 내 사진에 자신이 있을 테고, 30대는 아이들이 꽃처럼 예쁠 테니 모든 것의 중심은 아이가 된다. 40대가 되면 이런 꽃들이 그리워지는 시기가 되니 예쁜 꽃들을 보면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지나 보다. 나도 자꾸 꽃을 찍어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봄을 더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봄이 오는 소식을 전하는 봄꽃, 매화<br /> <br />

이 겨울이 언제 지나가나 싶도록 올겨울엔 동장군이 한때 기승을 부렸지만 어느새 따뜻한 바람과 함께 봄꽃이 흐드러지도록 피게 될 봄날을 기다리며 여기저기에서 벌써 ‘봄꽃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첫 번째로 기다리는 봄꽃은 매화다. 한평생 추위에도 향기를 팔지 않는 지조 있는 꽃으로 옛 선비들의 정조와 인내, 충절을 담은 시조들에 많이 등장하는 꽃이다. 이맘때 마당에 있는 매화나무 한 그루에 매화가 피기만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매화가 꽃봉오리를 힘들게 만들 때 매몰차게 따서 추위에도 팔지 않았던 그 향기를 얻고자 찻잔 속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매화 꽃봉오리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듯 찻잔 속에서 활짝 피면서 그 향을 이기적인 나에게 전해준다. 아! 봄이 왔구나!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먹는 매실장아찌<br />

따라서 나의 프로필 사진을 장식해줄 첫 번째 꽃은 당연히 매화이다. 봄을 알리는 매화꽃이 지면 초여름의 풋풋함을 더하는 연둣빛 매실이 열린다. 잘 익은 매실은 용도에 맞게 소금이나 설탕에 절여 다양한 모습으로 밥상에 올린다. 지난해 담가 두었던 매실청과 매실장아찌는 비상약으로 요긴하게 활용해 왔다. 그러니 올해도 매화의 꽃봉오리를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고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봄 향기를 전할 매화꽃 몇 송이만 욕심을 내야겠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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