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 = 블룸버그 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이 오늘(16일)부터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를 실시한다. 이날부터 시중은행은 일본은행(BOJ)에 일부 예금을 맡길 때 0.1%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본 국민들과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은 지난 13~1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1%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기대한다'는 답변은 13%에 그쳤다. 심지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지지층에서도 '기대할 수 없다'는 답변이 49%로 집계되며 '기대한다(24%)'는 답변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마이너스 금리의 파급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오히려 혼란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의 한 세미나에 참석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전했다. 주식과 뮤추얼 펀드에 투자했다가 최근 주가하락으로 수백만엔(약 수천만원)의 평가손실을 떠안게 된 한 70대 남성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60대 남성은 "돈을 어떻게 굴릴지,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어떤 영향이 올지 좀처럼 감이 안 잡힌다"고 털어놨다.혼란스러워하는 건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마이너스 금리 이후 경제상식이 뒤집어지면서 미래 경제상황을 예측해야 하는 이코노미스트나 애널리스트도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곤도 도모야 다이와종합연구소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가 전제되지 않은 지금까지의 경제예측 모델로는 일본경제에 대한 영향을 수치·금액으로 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블룸버그통신도 BOJ의 마이너스 금리는 실패 사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스웨덴 최대의 노르디아 은행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통화가치 방어에는 효과가 있지만 BOJ가 원했던 경기부양·물가상승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헬게 페데르센 노르디아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는 자국 통화가치를 약세로 조정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대출을 늘리는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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